당뇨-고혈압 등 발병 위험 커져… 최소 4년은 식이조절해야 치료 ‘위 소매 절제술’ ‘위 우회술’ 등 위 크기 줄이면 포만감 쉽게 느껴 수술 후 체중 평균 20∼30% 감소
인하대병원 외과 오승종 교수가 비만대사수술인 위 소매절제술을 하고 있는 모습. 인하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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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당뇨와 고혈압을 앓던 한정수(가명·58) 씨는 몇 년 전부터 지속적인 체중 증가로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었다. 청소년 시절부터 비만이던 그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체중이 더욱 늘어났다. 키 176cm, 몸무게 103kg에 체질량지수(BMI)가 33.25로 고도 비만 상태였다.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식이요법을 비롯해 규칙적인 운동, 다이어트 약까지 써 보았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위내시경 검사에서 위암을 진단받아 인하대병원을 찾았다.
인하대병원 오승종 교수(외과)는 한 씨의 검사 결과와 몸 상태 등을 확인한 뒤 ‘윗부분절제술’을 시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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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대사수술 중 위의 약 80%를 절제해 음식 섭취량을 제한했다. 체중 감량을 위한 수술법인 ‘위 소매절제술’을 받은 후 한 씨는 약물 치료와 함께 꾸준한 운동과 식단 조절을 병행해 건강을 되찾아 가고 있다. 혈당이 정상을 유지하면서 더 이상 당뇨 약을 복용하지 않고 있다.
오 교수는 “병적 비만은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라며 “비만을 개선하지 않으면 제2형 당뇨병을 비롯해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심혈관 질환, 수면무호흡증 등 대사 이상에 따른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성인 기준 전체 비만 유병률은 2013년 30.6%에서 2022년 38.4%로 증가했다. 이는 만성 질환과 조기 사망의 주요 위험 요인이 된다.
특히 당뇨, 고혈압, 심혈관 질환과 같은 합병증은 비만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여기에 암 발생 위험도 커져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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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소매절제술’은 위의 크기를 줄여 음식 섭취량을 제한해 포만감을 증가시켜 음식 섭취를 자연스럽게 줄이게 된다. 또 입맛이 변하면서 이전보다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기가 쉬워진다. 하지만 절제된 위는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과식을 피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수술 방식은 위 소매절제술 외에 ‘위 우회술’이 있다. 위 우회술은 위를 아주 작게 남기고 소장을 우회 연결해 음식물의 흡수율을 감소시키는 방식이다. 체중 감소 효과가 크지만, 영양 불균형이나 위 접합부 궤양 같은 합병증 위험도 존재한다.
위 소매절제술은 비교적 간단하고 회복이 빠르지만, 위산 역류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수술 후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어 전문가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연구 결과, 비만 대사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체중이 평균적으로 20∼30% 감소했다. 당뇨 및 고혈압의 호전율도 크게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비만 치료는 외과, 내분비내과, 가정의학과, 정신의학과 등 다양한 전문 분야의 협진을 통해 환자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 각 분야의 전문의들은 환자의 체중, 병력, 생활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설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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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