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의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혐의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2.04. 사진공동취재단
이 대표 측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6-2부(재판장 최은정)에 허위사실 공표죄 처벌을 규정한 공직선거법 250조 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서를 냈다. ‘당선될 목적으로 출생지·가족관계·행위 등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에 처한다’고 규정한 조항이다. 지난해 이 대표는 이 조항을 어긴 혐의로 1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대표 측은 “후보자의 ‘행위’에 관한 표현을 처벌한다는 것인데, ‘행위’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고 처벌이 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검토 중이라면서 “후보자의 행위에 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하면 처벌하는 조항은 전 세계에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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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제청결정이나 제청신청 기각결정에 대해선 항고할 수 없다. 다만 법원이 신청을 기각하면 당사자는 기각결정서를 통지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헌재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경우 재판은 중단되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재판 지연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는 이미 2019년 ‘친형 강제입원 논란’등과 관련된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도 같은 취지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한 적 있다”며 “법원은 이 대표의 상습적 재판 지연 대꼼수를 즉각 기각하기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 대표는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할 때 전제되는 법 규정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도 신청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당선무효 규정의 효력 정지를 노리고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는 취지다. 주 의원은 “헌재가 ‘이재명 꼼수’를 받아들이는 순간, 법치주의는 송두리째 무너진다”며 “민주당이 추천한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해선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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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