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각-매각 규모 2년새 3배로 연체율 상승에 건전성 관리 나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지난해에만 7조1000억 원이 넘는 부실채권을 상각 또는 매각을 통해 털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은행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은행의 부실채권 정리 규모도 덩달아 커진 셈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7조1019억 원어치 부실채권을 상각·매각했다. 지난해 상각·매각 규모는 2023년(5조4544억 원)보다 30.2%나 많다. 2022년(2조3013억 원)의 3배 수준이다.
경기 침체로 대출 연체가 이어지자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거 부실채권 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3개월 이상 연체 채권을 ‘고정 이하’ 등급의 부실채권으로 분류해 별도 관리하다 회수 가능성이 낮으면, 아예 장부에서 지워버리(상각)거나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매각한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출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조치로 가려져 있던 부실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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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