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형사재판에서도 직접 증인신문 검토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메모지를 건네받고 있다. 2025.1.23 사진공동취재단
● 尹, 보석 청구해 ‘방어권 보장’ 주장할 듯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설(29일) 아침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떡국과 김자반, 배추김치 등으로 아침 식사를 한 뒤 탄핵심판과 형사 재판을 동시에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서울구치소를 방문한 석동현 변호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변호인단 접견에서 “거대 야당이 지배하는 국회 독재 때문에 나라가 위기에 처한 것으로 대통령으로서 판단해 이를 알리고자 헌법상 권한으로 계엄을 선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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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측은 형사 재판에서도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처럼 판사와 검사를 상대로 법리를 다투면서 증인 신문도 직접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 피고인은 자신의 재판에 의무적으로 출석해야 한다. 현재 탄핵심판은 한 주에 2번씩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는 만큼 형사 재판이 시작되면 윤 대통령은 1주일에 3차례 이상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윤 대통령과 변호인들은 보석 청구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형사 재판과 탄핵심판에 방어권을 행사하려면 불구속 상태여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측은 법원이 윤 대통령 사건을 배당하는대로 재판부 성향 등을 파악한 뒤 보석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르면 31일 윤 대통령 사건을 재판부에 배당할 예정이다.
법조계에선 윤 대통령이 형사 재판 진행을 이유로 탄핵심판 중지를 신청하면서 심리 지연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헌법재판소법 51조는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재판부는 심판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법조계에선 헌재법 51조가 강행 조항이 아닌 데다 헌재가 국가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 심리 방침을 밝혀온 만큼 탄핵심판 중단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 측은 이처럼 법적 수단을 총동원해 공수처 수사와 검찰 기소의 부당성을 적극적으로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설 연휴에도 매일 서울구치소 앞에 약 30~13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여 탄핵 반대 집회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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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26일 윤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만 적용하고 직권남용 혐의는 제외했다. 현직 대통령은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불소추 특권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 안팎에선 헌재가 탄핵안을 인용할 경우 윤 대통령의 1심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7월말경 검찰이 직권남용 혐의로 추가 기소하면서 구속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직권남용 혐의도 기소가 가능하다.
검찰은 경찰과 국방부 조사본부가 주요 인사 체포조 활동에 가담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23일, 24일 국방부 조사본부를 압수수색했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간부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체포조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는 윤승영 치안감, 전모 총경 등 국수본 간부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16일 재조사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최원영 기자 o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