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 “작년 4분기 성장률 0.2% 밑돌수도” ‘15조∼20조 원’ 구체적 수치도 언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빠르게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엄 및 탄핵 정국의 영향으로 작년 4분기(10∼12월) 석 달간의 경제성장률이 0.2%를 밑돌 가능성이 커진 만큼 통화정책 이외의 경기 부양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1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서 “한은 입장에서는 (추경을) 지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어려운 자영업자를 골라 타깃해서 하는 게 바람직하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에 반대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외부 요인으로 둔화된 성장률을 보완하려면 15조∼20조 원 규모의 추경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수치까지 언급했다. 그는 “추경을 통해 성장률을 인위적으로 올리는 게 아니라 외부 요인으로 둔화된 수준을 보완하자는 것”이라며 “시기 면에서는 가급적 빨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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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정치 갈등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계엄 사태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1분기(1∼3월) 이후 성장률이 어떻게 변할지는 정부가 재정정책을 쓸 것인지, 헌법재판소 프로세스가 정상화될 것인지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