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우주 기업 ‘인터그래비티테크놀로지스’ 이기주 대표 항우연 출신 힘 합쳐… 수송선 개발 도전장 고추력 추진기관… 2027년 실증 예정 제작 비용 줄이고… 경쟁력 확보 나서
대전 유성구에서 7일 만난 이기주 ‘인터그래비티테크놀로지스’ 대표가 “국내 첫 민간 궤도 수송선 개발에 나서겠다”며 도전장을 던졌다. 대전=이채린 동아사이언스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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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시대가 열리면 다양한 우주 탐사 미션이 이뤄질 겁니다. 쉽게 발사할 수 있는 소형 궤도 수송선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입니다. 국내 최초 민간 궤도 수송선을 만드는 ‘패스파인더(Pathfinder)’가 되겠습니다. 우주 신기술이나 임무를 가장 먼저 시도하는 길잡이가 되고 싶습니다.”
대전 유성구에서 7일 만난 이기주 인터그래비티테크놀로지스(인터그래비티) 대표가 국내 첫 민간 궤도 수송선 개발에 도전장을 던졌다. 인터그래비티는 지난해 4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출신들이 모여 창업한 신생 우주 기업이다.
이 대표는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올드도미디언대 조교수를 거쳐 항우연에서 12년 동안 일한 발사체·엔진 전문가다. 인터그래비티는 고추력 추진기관, 3차원(3D) 프린팅 기술 등을 이용해 경제성 있는 궤도 수송선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이 대표는 “우주에서 A 궤도에서 B 궤도로 움직이는 우주선인 궤도 수송선의 엔진은 발사체, 운용 부분은 위성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궤도 수송선에는 탐사선, 착륙선, 킥스테이지(Kick Stage) 등이 있다. 킥스테이지란 우주공간에서 발사체의 2단 엔진을 분리한 후 위성을 목표 궤도에 정확하게 배치하기 위해 사용되는 엔진 모듈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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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캡스톤 같은 소형·중형 궤도 수송선이 전 세계 우주 산업에서 한국이 집중해야 할 분야라고 판단했다. 항우연에서 이 대표가 매진한 2단형 소형 발사체 선행 기술,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 수송 기획, 재사용 발사체 정책 연구 경험 등을 토대로 한 판단이다. 한국이 보유한 추진 기관 기술, 위성 개발 기술을 합치면 고품질의 궤도 수송선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대규모 탐사 프로젝트는 기획부터 탐사선 발사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아 중간에 새로운 센서 등 신기술을 바로 탐사선에 적용하기 어렵지만 작은 규모의 탐사선은 언제든 신기술에 대응해 빠르게 장착할 수 있다”면서 소형 궤도 수송선의 장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궤도 수송선 개발까지 확보해야 할 기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궤도 수송선의 신속한 이동과 착륙에 필요한 고추력 추진기관이다. 추력 667뉴턴(N) 이상을 내는 고추력 추진기관은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에 의해 수입할 수 없다. 다누리는 국내에서 개발한 30N의 추력기 4기를 달고 있다. 인터그래비티는 먼저 탄화수소의 일종인 에탄과 아산화질소 조합을 활용한 추진제로 고추력 추진기관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연소 시험 중이며 2027년 1월 스페이스X 로켓에 실어 우주에서 처음 실증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경제성 있는 궤도 수송선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D 프린팅, 안전하면서도 비용이 적게 드는 용접 기술을 활용한 탱크, 획기적인 항법 기술 등을 이용해 궤도 수송선의 제작 및 발사 비용을 대폭 줄일 것”이라면서 “인터그래비티를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업체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궤도 수송선우주에서 A 궤도에서 B 궤도로 움직이며 물자나 인력을 수송하는 우주선이다. 궤도 수송선에는 탐사선, 착륙선, 킥스테이지(Kick Stage)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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