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 카페에 올라온 동양하루살이 관련 게시글. 2024.05.14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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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가 수십 마리씩 가게 문 앞에 붙어 있어서 가게 위생에 문제 있는 게 아니냐며 종종 물어봐요.”
서울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 중인 심 모 씨는 “샌드위치와 샐러드같이 신선함이 중요한 음식들을 만드는데 요즘 하루살이들 때문에 가게 앞이 너저분해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줄었다”며 “한강 주변이라 하루살이들이 더 많은 편이다 보니, 문을 열면 하루살이들이 들어올까 환기도 못 시키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때아닌 동양하루살이 출몰로 상인들이 매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도심에서 동양하루살이가 처음 관측된 이후 발광다이오드(LED) 등 불빛을 환하게 밝힌 가게 간판과 외벽에 자주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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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하루살이는 해충은 아니지만 시민들은 불편함은 물론 혐오감까지 든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강과 하천 주변에서 서식하는데, 입이 퇴화해 사람을 물거나 병균을 옮기지 않고 여름이 지나면 대체로 다 사라진다.
다만,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올라가면서 하루살이 출연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어 시민들의 불편은 커지고 있다. 보통 5월 중하순부터 활동하는데 최근 몇 년 동안은 5월 초쯤부터 관측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강이나 하천에 하루살이들을 잡아먹는 물고기들의 개체수가 감소하면서 하루살이 수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다.
서울 성동구에서 무인 프린트 매장을 운영하는 김 모 씨는 “보통 하루에 한 번꼴로 매장 정리를 하고 6월 말 장마 기간에만 하루에 두 번씩 방문하곤 했다”면서 “하지만 지난해 5월 초부터 러브버그, 동양하루살이 같은 벌레들이 프린터기나 종이 사이에도 껴있다고 민원이 많이 들어와 올해는 4월 말부터 하루에 2번씩 가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에서는 동양하루살이 방역기동반을 운영하는 등 동양하루살이 제거 작업에 나섰다. 이들은 또 주민들에게 조명 밝기를 줄이거나 스프레이로 물을 뿌리면 된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상인들은 사실상 어렵다고 난감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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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철 부산대 환경생태학과 교수는 “하루살이 출몰 근거지인 한강도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살충제도 뿌릴 수 없고, 불빛을 이용해 짝짓기하는 하루살이 특성상 서울 도심 불빛도 줄이기 어려워 방제가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피해가 큰 자영업자나 주민들을 고려했을 때 약재 방역도 고려할 법도 하다”면서 “일반 농가에서 많이 쓰는 트랩이나 포충망 등을 이용하는 것도 해결 방법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