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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무료 배달’ 보름만에 와우멤버십 58% 인상… 회원들 “비용전가”

입력 | 2024-04-13 01:40:00

와우멤버십 月 4990원→7890원
1400만 기존 회원 8월부터 적용
“로켓배송 확대 등에 인상 불가피”
소비자들 반발… 회원 이탈 가능성




쿠팡이 멤버십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 요금을 60% 가까이 올린다. 지난달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의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지 보름여 만이다. 작년 말 기준 1400만 명을 넘어선 와우 회원들은 “소비자 기만”이라며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12일 쿠팡은 와우 멤버십 요금을 기존 월 4990원에서 월 7890원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2900원(58.1%)이 오르는 것이다. 신규 가입자는 13일부터, 기존 회원은 8월부터 새 요금제가 적용된다. 2018년 10월 론칭한 와우 회원 요금은 2021년 12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2090원(72.1%) 오른 바 있다.

쿠팡은 이번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회원 혜택 강화’를 들고 있다. 쿠팡은 와우 회원들에게 무료 배송과 무료 반품 등을 제공해 왔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 무료 이용권도 준다. 이에 더해 지난달 26일부터는 쿠팡이츠 무료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다. 로켓배송(당일 또는 익일 배송) 가능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회원 서비스 품질을 높이다 보니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해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와우 회원은 2020년 말 600만 명에서 지난해 말 1400만 명으로 3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메이저리그(MLB) 개막전 티켓 판매 및 독점 중계를 통해 현재 회원 수는 더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요금 인상으로 발생하는 쿠팡의 추가 수익을 단순하게 추산하면 매달 400억 원, 1년에 5000억 원 정도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불만이 쏟아졌다. 이날 요금제 인상 소식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무료 배달(쿠팡이츠) 해준다더니 요금제가 비싸지면 조삼모사 아니냐” “쿠팡플레이는 보지도 않는데 한 번에 3000원씩 가격을 올려버리는 건 너무하다” “이젠 네이버에서도 ‘내일 도착’을 보장해 주니 쿠팡 멤버십에 돈을 더 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같은 부정적 반응이 줄을 이었다.

획일적인 요금제에 대한 지적도 있다. 쿠팡으로 신선식품 새벽배송만을 이용해온 직장인 김모 씨(26)는 “회원 혜택이 많다는 건 알겠지만 어차피 사용하지도 않는 다른 서비스 때문에 돈을 더 내야 한다는 건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며 “요금이 오르기 전인 7월까지만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팡이 회원 요금을 인상한 것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국내에 빠르게 침투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투자를 위한 현금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이유에서다. 쿠팡은 실제 지난달 물류망 확대를 위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3조 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알리가 한국 시장 공략에 3년간 11억 달러(약 1조5000억 원) 규모로 투자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였다.

다만 요금 인상으로 인한 회원 이탈이라는 역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와우 멤버십은 강한 ‘록인(Lock-in) 효과’로 쿠팡이 성장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해왔다. 와우 회원 감소는 곧 시장 지배력 감소로 직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주부 이모 씨(59)는 “저렴한 가격에 쿠팡을 이용해 왔는데 이번 요금 인상 폭은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며 “회원 요금이 더 오른다면 알리 등 무료 배송을 제공하는 다른 중저가 플랫폼으로 옮기려 한다”고 했다.

쿠팡 측은 요금 인상이 아닌 현실화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쿠팡 관계자는 “와우 멤버십 회원은 한 달에 딱 3번만 주문해도 배송비 9000원을 아껴 월 요금보다 큰 이득을 본다”며 “넷플릭스나 티빙과 같이 월 1만7000원에 달하는 주요 OTT 멤버십 요금제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갖췄다”고 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