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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간 민주당 계열 당선 전무… 홍익표 “박빙 전환” 신동욱 “우세 여전”[총선 LIVE]

입력 | 2024-04-09 03:00:00

[총선 D―1]
‘야당 험지’ 서울 서초을
민주 洪 “특정정당 독점해 발전 정체”
국힘 申측 “사전투표 전후 보수 결집”



서울 서초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후보(왼쪽 사진)와 국민의힘 신동욱 후보가 8일 각각 유세 차량에서 지역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지역이 발전하려면 표심이 너무 한쪽으로만 쏠려선 안 된다. 이번엔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후보를 찍을 것이다.”(서울 서초구민 이모 씨·50)

“‘이재명의 사당’을 왜 찍어줘야 하나. 여긴 다 국민의힘을 지지한다. (결과를) 볼 것도 없다.”(서초구민 신모 씨·68)

서울 서초을은 14대 총선(1992년)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이 한 번도 총선에서 당선된 적이 없어 대표적인 ‘여당 텃밭’ ‘야당 험지’로 분류된다. 서울 중-성동갑에서 내리 3선을 했던 민주당 홍 후보는 2022년 “험지 도전으로 당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며 서초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도 서초구청장 출신으로 20대, 21대 현역 의원을 지낸 박성중 의원 대신 새 얼굴로 뉴스 앵커 출신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신동욱 후보를 공천했다.

민주당은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4일 이후 ‘깜깜이 기간’에 서초을에서 여야 후보 간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고 보고 막판까지 정권심판론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홍 후보 측은 “서울 전반에 정권심판론이 불붙으면서 민주당 열세였던 서초을이 최근 박빙 지역으로 전환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홍 후보는 3선 의원, 제1당의 원내대표 등 경험을 기반으로 ‘큰 인물론’을 내세우고 있다. 홍 후보 캠프 관계자는 “여러 경험과 정치력으로 남부터미널 이전,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등 지역의 숙원 사업을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이날 양재동 유세에서도 “서초가 30년간 특정 정당이 독점하다 보니 발전이 정체돼 강남과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초·재선만 하다가 갈아치우는 정치 말고, 실력이 검증된 힘 있는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서초을이 흔들림 없이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여전히 우세하다고 보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사전투표일 전후로 보수 지지층이 더 결집하고 있다”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서초을을 ‘초박빙’ 지역으로 꼽은 건 내부 사기 진작용일 뿐”이라고 말했다.

신 후보 측은 “‘정치 신인’ 이미지를 강점으로 서초 발전을 위해 정부와 여당, 서울시가 일할 수 있는 ‘원팀’이라는 점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신 후보는 통화에서 “홍 후보는 원내대표로 있었던 동안 민주당 이재명 대표 방탄이나 사적인 이익을 위해 정치를 퇴행시킨 점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라며 날을 세웠다.

서초구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남편이 사업가라는 60대 최모 씨는 “문재인 정부 때 재산세 등 세금을 너무 올려놔서 아직 사업하는 사람들이 너무 힘들어한다”며 “윤석열 정부가 잘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세금을 낮추는 정책엔 동의한다”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박모 씨(32)는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등 대형 사건 때 대처를 너무 못했다”며 “원내대표로서 홍 후보를 괜찮게 봐 왔는데 우리 지역구에 출마했기에 이번에 뽑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