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마을 찾아 문 전 대통령 부부 1시간 차담 문 전 대통령 “당 혁신·통합 필요, 미래 준비” 김 지사,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 방명록에 ‘더 큰 대한민국 만들 것’ 적어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해서 민주당이 할 일이 많다는 말씀을 나눴어요. 제가 더 큰 역할을 해달라는 당부도 하셨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5일 오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마을회관에서 기자들에게 “저도 그와 같은 당부에 부응해서 제가 맡은 역할과 책임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더 큰 역할’이 무엇인지를 묻는 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그는 “원론적인 얘기만 밝히는 것으로 하겠다”라며 “문 대통령 말씀을 제가 밝히면 도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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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는 부인 정우영 씨와 함께 이날 오후 문 전 대통령, 김정숙 여사 내외를 방문했다. 대화는 차담 형식으로 약 1시간 동안 이뤄졌다. 애초 예정됐던 시간보다 만남이 길어졌다고 한다. 김 지사가 평산마을을 나설 때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우산을 들고 나와 김 지사를 배웅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4시 반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현재와 미래,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까지 흉금을 터놓고 대화를 나눴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역주행을 막고 더 큰 대한민국으로 가는 대전환의 길. 그 길에 필요한 제 역할을 책임 있게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평산마을로 향하기 전인 낮 12시경, 김 지사 부부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대통령님 뜻 받들어 사람 사는 세상, 더 큰 대한민국 만드는 데 전력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 총선 공천 갈등을 둘러싼 친명계와 친문계의 계파 갈등에 대해 김 지사가 쓴소리를 낸 직후라 문 전 대통령과의 이번 만남에 관심이 집중됐다.
전날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이 경기도청을 찾아와 비공개로 면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 지사의 행보에 이목이 쏠렸다. 정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김 지사 캠프의 총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인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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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는 글을 올리면서 자신의 집무실에 걸려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긴 ‘나는 마지막까지 역사와 국민을 믿었다’라는 액자 사진을 같이 올렸다. ‘분열이 아닌 통합’을 강조한 김 전 대통령의 평소 소신이 담긴 문장이다.
같은 달 20일에도 “‘누구를 배제’하는 공천이 아니라, 국민 평가에 맡기는 ‘누구든 경선’을 해야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견리사의(見利思義)의 자세로 돌아가자”라고 했다. ‘견리사의’는 눈앞의 사사로운 이익보다 의로움을 먼저 생각하라는 공자의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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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