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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전세사기 ‘先구제-後회수’ 본회의 직회부 의결

입력 | 2024-02-28 03:00:00

[전세사기 피해 1년의 그늘]
국토위 소위 與위원 퇴장속 표결
與 “세금으로 피해 구제 안돼” 반대
합의한 보완책까지 발목잡힐 우려




전세사기 피해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를 구제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하기로 한 ‘선(先)구제, 후(後)회수’가 핵심인 개정안은 실현 가능성이나 다른 사기사건 피해자들과의 형평성 등을 놓고 논란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7일 전체 회의를 열고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을 통과시켰다. 총 29명의 위원 중 야당 18명(민주당 17명·녹색정의당 1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야당의 직회부 추진과 개정안에 담긴 ‘선구제, 후회수’ 방안 등에 반대하며 표결 직전 퇴장했다.

야당이 추진하는 개정안의 핵심은 2가지다. 선구제, 후회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국가기관이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먼저 매입한 뒤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피해 주택 선순위 근저당 채권을 매입하는 것으로, 후순위 채권자들에게 주거권을 보장해 주기 위한 방안이다.

야당에서는 실질적인 구제를 위해 세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당과 국토교통부는 다른 사기 피해자들과의 형평성에서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수조 원 규모의 국민 혈세가 투입될 뿐 아니라 그 상당액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민 부담이 가중되는 법안을 충분한 공감대 없이 추진한다면 극심한 사회 갈등을 유발하고, 나쁜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이 쟁점들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정작 여야가 합의한 다른 보완책들까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 요건 중 임차보증금 한도를 5억 원에서 7억 원으로 상향하고, 외국인도 피해자로 포함하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전세사기 피해주택 관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지자체장이 최장 2년간 위탁 관리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재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누수, 엘리베이터 고장 등에 대해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근생빌라나 다가구주택 등 사각지대 피해자에 대한 구제 논의도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세입자 외 다른 채권자가 없는 전세사기 주택을 경공매 전 협의매수하는 방안은 현재 지침을 마련하는 중이다. 정부에서 올해 1월 발표한 방안으로 시행된다면 피해자 구제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진미윤 LH 토지주택연구원 박사는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회나 정부가 빠르게 움직여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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