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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홍콩ELS, 가입연령-설명 부실 등 따라 차등 배상”

입력 | 2024-02-26 03:00:00

이르면 주내 ‘책임분담기준안’ 발표
특정 점포만 고위험 상품 판매 검토
은행권 “당국 발표후 대응방안 마련”




금융감독원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정도에 따라 배상비율을 차등화하는 방식을 적용할 방침이다. 일률적인 배상이 이뤄졌던 2019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달리 투자자들의 피해 상황이 각양각색이기 때문이다.

25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융회사와 투자자 간 책임 분담 기준안이 담긴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 중간검사 결과’를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ELS 재가입 여부 등 투자자의 가입 경험 및 연령 △직원의 서류 미비 및 설명 부실 여부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배상비율을 차등화하기로 했다. 5년 전 DLF 불완전판매 사태에 비해 투자자 피해 사례를 일반화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한 조치다. 2019년 당시 금감원은 투자자 피해 유형을 여섯 가지로 나눠 배상비율을 원금의 40∼80% 범위로 제시한 바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불완전판매 정도에 따라 배상비율이 차등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DLF 때처럼 일률적으로 접근하기엔 사례가 다양하고 구성 요소도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ELS 판매사 검사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은행권에 대한 고위험 상품 판매 규제 개선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는 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등 유관기관과 함께 주요 쟁점 및 해외 사례를 분석하고 있다.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를 일괄적으로 금지하면 소비자 선택권이 침해되는 만큼 거점 점포 등 일부 창구에만 판매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주현 위원장은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ELS 관련) 제도 개선은 필요한 영역이 있다”며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달부터 이달 22일까지 5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의 홍콩H지수 ELS 만기 도래액은 1조6975억 원이었는데 손실률은 약 53.6%(9094억 원) 수준이었다. 은행권에서 2021년 불티나게 판매한 홍콩H지수 ELS 만기가 올 들어 순차적으로 돌아오며 투자자 손실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홍콩H지수는 당시 12,000 선을 오갔으나 23일 기준 5,765.10으로 절반 넘게 폭락했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이 책임 분담 기준안을 발표한 이후 자율 배상 여부와 방식을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배임 등 법률적인 차원의 변수가 있어 배상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며 “법무법인과 함께 사례별로 검토하며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