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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대사 “올해 한반도 전쟁-北 7차 핵실험, 미국에 달려”

입력 | 2024-02-07 15:22:00

"美, 도발 계속하면 北 7차 핵실험 나설 것"
"美 김정은 암살 배제 장담할 수 있는가" 반문
"북러 정상회담 문서 준비 중…관광 촉진 포함"
"좋은 패키지 될 것"…푸틴 방북 일정은 미정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는 7일(현지시간) 올해 한반도 전쟁이 발발할 지 여부는 미국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계속 ‘도발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이날 타스통신 인터뷰에서 “북한은 전쟁을 추구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2024년이 한국에 평화로운 해가 될지,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해가 될)지는 전적으로 미국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근 최고인민회의 발언을 상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교육교양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명기하는 것이 옳다”며 헌법 개정을 시사했다. “조선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엔 한국을 완전히 점령, 수복해 공화국령(북한)에 편입시키는 것을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마체고라 대사는 김 위원장이 “우리는 전쟁을 선택할 이유가 없고, 따라서 일방적으로 전쟁을 할 의도가 없다”고 말한 점을 주목하면서 북한이 선제 공격이 나설 가능성을 배제했다.

그는 북한의 7차 핵실험 여부도 미국의 행동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서방의 주장에 대해 “서방 국가들과 유엔 사무국 관계자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 중인지 선험적으로 알 수 없다. 그것은 추측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또 다른 핵실험을 할지 여부는 한반도의 군사·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한미 핵 억지력 확장이나 북한에 대한 다른 도발적 조치, 미 공군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상공 비행이 계속된다면 북한 지도부는 국방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핵실험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어 “그런 달갑지 않은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과 한국에 있다”며 특히 미국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극동 지역에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어 한반도 상황이 우려스럽다. 미국이 중동에서 예멘 후티 반군을 폭격하는 것을 보면 이 곳 극동에서도 비슷한 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미국 대선에 출마한 (공화당) 니키 헤일리 후보는 이란 지도자 암살을 촉구했고, 이란의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행정부 시절 살해됐다”면서 “미국인들이 북한에 대해 비슷한 목표를 갖고 있지 않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마체고라 대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북 때 김 위원장과 서명할 공동 문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방북 준비와 관련해 공동 문서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그것은 매우 좋은 (문서) 패키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서에 포함될 내용 중 하나로 북러 관광 촉진을 소개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공동 문서에 들어갈 내용 중 하나는 양국 상호 여행에 관한 합의”라면서 “북한을 방문하려는 러시아 관광객들에게 가장 편안한 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볼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방북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내달 15일~17일 실시되는 러시아 대선 이후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5선에 도전한다.

양측은 지난달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보이는데,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3월 말 이전에 북한을 방문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 지역을 방문해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