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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드 이채운, 슬로프스타일 金 질주

입력 | 2024-01-26 03:00:00

겨울청소년올림픽 산뜻한 출발
“사상 첫 3관왕 갑니다” 투지 활활



이채운이 25일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정상을 차지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채운이 왼손에 들고 있는 건 이번 대회 마스코트인 ‘뭉초’ 인형이다. 올림픽인포메이션서비스 제공


“일단 하나 성공해서 기분 좋은데 아직 두 개 더 남았으니까 많이 응원해 주세요.”

‘보드 타는 흥민이’ 이채운(18·수리고)은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에서 첫 단추를 금빛으로 채운 뒤 이렇게 말했다. 손흥민(토트넘)을 닮아 이런 별명이 붙은 스노보드 국가대표 이채운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슬로프스타일, 하프파이프, 빅에어 등 3개 세부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25일 강원 횡성군 웰리힐리파크에서 열린 남자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백사이드 1620’(4바퀴 반) 점프를 성공시켜 96점을 받으며 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채운다’라는 순우리말에서 따온 이름을 쓰는 이채운이 28일 빅에어, 다음 달 1일 하프파이프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면 이번이 제4회 대회인 겨울청소년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스노보드 3관왕에 오르는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스노보드는 크게 ‘시간’을 놓고 경쟁하는 알파인 부문과 ‘연기’로 승부를 가리는 프리스타일 부문으로 나뉜다. 그리고 프리스타일에는 △키커를 사용한 점프와 레일, 테이블, 박스, 웨이브 등 다양한 기물을 사용해 연기하는 슬로프스타일 △하나의 큰 점프대에서 한 번의 고난도 기술로 승부를 보는 빅에어 △반원형의 경사진 파이프를 타고 내려오면서 연속으로 점프하는 하프파이프 등 3개 세부종목이 있다.

슬로프스타일과 빅에어는 병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도약과 착지가 더 어려운 하프파이프까지 잘하는 선수는 전 세계적으로도 몇 없다. 이채운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하프파이프 부문에서 우승하는 등 하프파이프가 주 종목인 선수다. 이채운은 전 세계 하프파이프 선수 가운데 8명만 받을 수 있는 ‘X게임’ 초대장을 올 시즌 개인 처음으로 받았지만 더 많은 안방 팬들에게 프리스타일 스노보드를 알리기 위해 X게임 출전을 포기하고 이번 대회 전 종목 출전을 결정했다.

20일까지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월드컵에 출전했던 이채운은 22일 오전 9시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횡성으로 이동해 당일 낮 12시 반경부터 시작된 대회 슬로프스타일 공식 훈련에 나서는 강행군을 이어왔다. 이채운은 “사실 지금도 시차 적응이 안 돼서 살짝 졸리다”며 웃은 뒤 “(횡성 특산품인) 소고기를 먹고 남은 경기도 힘내서 잘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여자 3 대 3 아이스하키 대표팀도 이날 은메달을 따냈다. 성인 대회와 청소년 대회를 통틀어 한국 아이스하키가 올림픽 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한국의 결승 상대는 준결승까지 이번 대회 8경기에서 144점을 올리는 동안 9점밖에 내주지 않으며 전승을 기록한 헝가리였다. 예선에서 헝가리에 0-16으로 패했던 한국은 이날도 2-10으로 졌다. 아이스하키는 원래 골리(골키퍼)를 제외하면 5 대 5로 승부를 가리지만 청소년올림픽에는 3 대 3 종목이 따로 있다. 허석(17·의정부고)-임리원(17·의정부여고) 조도 스피드스케이팅 혼성 계주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횡성=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강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