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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옻으로 수족냉증-만성피로-소화불량 극복

입력 | 2024-01-17 03:00:00

따뜻한 성질로 곰 쓸개 성분과 99% 일치…옻의 독성은 없애고 약성 물질만 살려내
어혈 제거-구충-위장질환 등에 효과적…시판 항암제보다 항암효과 3.4배 높아
혈액순환 돕는 천마 주성분 ‘가스트로딘’…뇌혈관에 쌓인 독소 제거-뇌신경 보호




나이가 들면 겨울철에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쌀쌀한 날씨에 혈관이 좁아져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손발이 차고 저리며 심하면 무릎까지 시리거나 다리가 붓고 허리와 아랫배에 냉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몸에 냉기가 돌면 각종 장기도 제 기능을 못하는데 이 때문에 위에서는 소화불량, 간에서는 만성피로, 신장에서는 요통을 유발한다. 혈액순환 장애로 혈전이 생기면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 생명과 직결된 질환의 위험도 커진다.


참옻 껍질의 우루시올, 웅담과 99% 일치

픽스타 따뜻한 성질의 옻은 어혈을 제거해주고, 위와 장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영양제는 없다. 답은 옻에 있다. 옻은 뭉친 피를 풀어주고 따뜻한 성질이 있어 위와 장을 편하게 한다. 옻은 옻나무에서 나오는 진액으로 키가 큰 참옻나무가 약효가 강하다. 한의서 ‘구세신방’을 보면 “위장에서는 소화제가 되고 간에서는 염증을 다스리고 심장에서는 결핵균을 멸하고 콩팥에서는 오장육부를 다스린다”고 적혔다. 이처럼 어혈 제거, 구충 및 위장 질환의 민간요법으로 활용된 옻은 국가 차원에서 그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가 이어졌다. 1997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참옻의 주성분인 우루시올의 MU2 성분이 시판 항암제보다 항암 효과가 3.4배 이상 높고 혈액암과 폐암 세포 등에 강한 억제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항암 치료에 실패한 대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옻나무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부작용 없이 생존을 연장한 케이스도 보고된 바 있다.

우루시올은 참옻나무 껍질 주위에서 채취되는 성분으로 곰의 쓸개 성분과 99% 일치하며 뛰어난 약성만큼 독성도 가지고 있다. 옻을 먹거나 손을 대면 옻이 오르는 게 바로 우루시올 때문이다. 2005년 발효식품엑스포에서는 이런 걱정을 잠재운 발효 옻 추출 기술이 소개됐는데 천연 발효 공법으로 옻의 독성을 완전히 제거하면서 약성 물질은 고스란히 살렸다.



위암 세포 억제하고 지방간도 개선

유황오리

중년 남성에게 위와 간 건강은 영원한 숙제다. 위는 우리 몸에서 영양 성분을 제일 먼저 받아들이면서 음식 독소가 온 몸에 퍼지는 것을 막는 정화조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이 들수록 위산의 질이 떨어지면 영양소를 잘 흡수하지 못한다. 조금 먹어도 더부룩하고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다. 참옻은 더부룩한 속을 편하게 해준다. 참옻 추출물은 위암 세포 생장과 염증 유발 인자를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은 24시간 쉴 새 없이우리 몸의 독소를 해독하고 세균 침입을 막는다. 필수영양소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마다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간의 기능이다. 참옻은 간을 보호하고 해독 작용을 돕는다. 발효 참옻 추출물의 연구 결과 간의 지방 축적을 억제하고 혈중 중성지방 농도가 감소해 지방간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은 간세포가 서서히 파괴돼 반 이상 기능이 저하돼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평소 그 기능을 잘 유지하는것이 중요하다. 참옻 껍질에 함유한 29종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가시오가피, 황기 등의 약용식물에 비해 3배 이상의 항산화 효능이 확인됐다.



중풍 특효 약재 천마, 치매 치료 연구 활발

천마 천마는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중풍, 고혈압에 효과가 있는최고 약재로 꼽힌다

참옻과 함께 천마도 냉증을 치료하고 혈액순환에 좋은 약재로 꼽힌다. ‘하늘에서 떨어져 몸에 마비가 온 것을 풀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천마. 동의보감에는 풍으로 생긴 저린 증상과 어지럼증, 중풍으로 말이 어눌한 것을 치료하며 허리와 무릎을 부드럽게 한다고 적혔다.

치매 치료를 위한 연구도 활발하다. 천마의 주성분인 가스트로딘은 혈뇌장벽을 통과해 뇌혈관에 쌓인 독소를 제거하고 뇌신경을 보호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천마는 공간학습 능력 및 기억력 측정 결과 뇌 손상을 회복시켰으며 기억력 개선과 항산화 효과도 보고됐다. 김순렬 한의학 박사는 “천마는 간 기능을 회복시키고 혈액순환을 개선해 중풍, 고혈압, 뇌졸중, 치매에 최고의 약재로 꼽힌다”라며 “참옻은 한의학적으로 매우 다양하게 활용되는 약재로 보혈과 항염 작용을 배가해 위와 간을 보호하고 몸 속의 독소와 나쁜 피를 제거한다”고 전했다.




유지영 기자 yjy7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