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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증시 폭락에 ELS 대규모 손실 우려… 금감원, 15조원 판매한 시중은행들 조사

입력 | 2023-11-25 01:40:00

불완전 판매 여부 따져볼 전망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한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이 우려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한 판매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은행권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에 대해선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의 홍콩 H지수 연계 ELS 상품 판매 현황과 이에 따른 손실 가능성에 대해 20일부터 조사를 진행 중이다. 최대 판매사인 KB국민은행은 현장 조사를, 다른 은행들은 서면 조사를 벌이고 있다.

ELS는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나 종목이 통상 3년인 만기 시점까지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면 약속한 수익률을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상품이다. 다만 손실 발생의 기준점이 되는 ‘녹인 구간(knock-in barrier)’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그런데 홍콩 H지수는 2021년 2월 19일 12,106.77로 고점을 찍은 뒤 줄곧 하락해 24일에는 6,075.65까지 떨어지는 등 반 토막이 났다.

H지수 연계 ELS는 은행권에선 KB국민은행에서 가장 많이 팔려 나갔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8월 말 기준으로 KB국민은행은 전체 은행권이 판매한 H지수 연계 ELS 잔액(15조6676억 원)의 52.3%(8조1972억 원)를 차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H지수 연계 ELS 중 손실 발생 구간에 들어간 잔액이 4조9288억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내년 상반기(1∼6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만 4조6434억 원에 달해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신한은행(2조3701억 원), NH농협은행(2조1310억 원), 하나은행(2조1183억 원) 등이 2조 원대의 H지수 연계 ELS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금감원은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이번 현장 조사를 토대로 앞으로 제기될 수 있는 불완전판매 여부를 따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H지수가 다시 상승하면 투자자 손실이 적을 것”이라면서 “정식 검사는 실제 만기가 돌아오는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