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두 달여 미사일 비축…인프라 총공세 가능성"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첫 눈이 내려 수도 키이우 등을 하얗게 덮었다. 지난해 2월, 늦겨울 시작한 러시아-우크라 전쟁은 한 번의 깊은 겨울을 보낸 뒤 또 다른 겨울을 맞았다. 우크라는 러시아군이 전력 시설 등을 집중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하면서 고된 겨울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가디언은 이날 우크라에 첫 눈이 내린 가운데,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 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러시아는 수 개월 간 지속한 우크라 주요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고, 이로 인해 우크라인 수백만 명이 겨우내 난방과 전기 물 공급을 받지 못했다. 올해 1월까지 약 4개월 동안 우크라 에너지 기반시설 40%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됐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C) 서기(사무총장 격)는 이날 키이우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따뜻한 가을이었고 러시아는 이런 공격을 연기헀지만 분명히 올 것”이라면서 “우리는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닐로우는 최근 영국 런던을 비공개로 방문하고 팀 배로 국가안보보좌관과 토니 라다킨 국방참모총장 등 영국 안보·국방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는 논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러시아의) 겨울 인프라 공격에서 우크라를 보호하기 위한 전략들이 주요 의제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면서 미사일을 비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국방부는 21일 러-우 전쟁과 관련한 일일 군사정보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두 달여 동안 중폭격기 함대에서 최고 수준의 공대지 순항 미사일 발사를 자제했고 이 무기들을 상당량 비축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난해 (겨울)과 같이 우크라 핵심 기반 시설을 파괴하려는 시도를 반복한다면 이 미사일들을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민들에게 러시아군이 전력망 등 기반 시설 공격을 강화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군은 동부 전역에서 맹공이 예상된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월의 절반 정도가 지났고, 적군이 우리 인프라에 드론이나 미사일 공격을 늘릴 수 있다는 사실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겨울을 극복하고 군의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면서 방어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국 각지의 우크라 기업들은 정전 시 사용할 발전기를 준비하고 기타 비상 계획을 세우라는 명령을 받았다.
우크라는 지난해보다 방공망이 더 잘 준비돼 있다고 확신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국을 커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 주요 20개국(G20) 화상 정상회의에서 러-우 전쟁을 “비극”이라고 부르면서 전쟁을 끝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우크라와의 평화회담을 거부한 적이 없다”면서 “전쟁 초기 휴전을 거부한 것도, 러시아와 직접적인 평화 협상을 대통령령으로 금지한 것도 우크라”라고 항변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