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을 넘어온 SUV와 부딪힌 후 갑자기 시속 100㎞ 이상으로 내달리기 시작한 택시. (MBC 갈무리)
26일 MBC 보도에 따르면 승객 A씨는 지난 15일 밤 12시40분께 전기차 택시 뒷좌석에 앉아 대구 수성구 두산동의 한 도로를 지나고 있었다.
당시 A씨를 태운 전기차 택시는 시속 50㎞로 시내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SUV가 중앙선을 넘어와 택시를 들이받았고, 충돌 이후 택시는 갑자기 질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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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은 택시 기사가 액셀을 밟지 않은 것을 자신이 똑똑히 봤다고 증언했다. (MBC 갈무리)
충돌 당시 시속 54㎞였던 속도는 불과 8초 만에 100㎞를 넘어섰고, 36초 만에 시속 188㎞까지 치솟았다. 택시는 교차로 4곳을 위태롭게 지났지만 결국 멈춰서 있던 앞차를 들이받고 뒤집어진 채 250m를 더 미끄러진 뒤 멈췄다.
A씨는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사고 당시 자신이 목격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A씨는 “조수석 뒷좌석에서 반쯤 일어나 기사한테 ‘시동 버튼을 눌러요’라고 소리쳤고, 기사가 몇 번을 눌러도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나는 엉거주춤 일어선 상태라 순간적으로 기사의 다리를 봤는데 개구리 뒷다리처럼 팔자로 벌어져있고, 발이 액셀 쪽에 위치하지 않은 것이 보였다. 그럼에도 차는 무서운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며 “말로만 듣던 급발진으로 확신이 됐기에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고, 고개를 숙여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이때의 공포감은 표현하기가 어렵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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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 상황에서도 택시 기사는 침착했고, 승객이 시키는 대로도 행동했고, 긴 시간 차들을 피해서 달렸다”며 “또한 제가 엉거주춤 일어섰을 때 기사의 다리 위치도 확인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끝으로 A씨는 “철저히 진상 규명이 됐으면 해서 방송국 인터뷰에도 응한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위험한 일이 일어나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사고가 난 차는 구입한 지 석 달 된 새 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택시의 사고기록장치(EDR)와 운행기록계(DTG)를 국과수에 보내 사고 당시 택시의 속도와 가속페달, 브레이크 조작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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