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리라바이오, 세포 배양 허가 전남대병원 등 의료기관과 협업 NKT세포 활용한 항암 임상 연구 국내 재생치료 규제 완화 움직임
광주에서 처음으로 인체 세포 등 시료를 배양, 가공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샹그리라바이오의 세포제조실. 샹그리라바이오 제공
광주에 본사를 둔 첨단 바이오의약품 제조기업이 정부로부터 향후 면역세포를 활용해 희귀 난치병 환자를 치료하는 세포를 배양하고 가공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 이르면 하반기 임상 시험
광주 서구에 자리한 샹그리라바이오(대표 윤택림)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에 따른 인체 세포 등 관리업 허가를 받았다고 11일 밝혔다.앞서 샹그리라바이오는 지난해 10월 식약처로부터 ‘첨단 바이오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취득한 데 이어 올 2월 세포처리시설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첨단 바이오의약품의 원료가 되는 인체 세포 등을 배양하고 검사하며 재생의료기관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추게 됐다. 광주에서 인체 세포 등 시료를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곳은 샹그리라바이오가 처음이다.
이 방법은 노벨상을 여러 명 배출한 일본 국립이화학연구소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돼 현재 일본에서 상용화되고 있다. 다른 항암 세포 치료에 비해 유전자 조작과 장기 배양 등의 과정이 없어 제조 과정에서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작고 조기에 제조할 수 있어 환자에게 빨리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샹그리라바이오는 올 하반기부터 전남대병원 등 재생의료 실시 의료기관과 협업해 NKT세포를 이용한 항암 면역세포 치료에 대한 임상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 바이오 헬스 규제 완화 움직임
2020년 시행된 첨생법에 따르면 연구 목적 임상에 참여했거나 상업화를 위한 치료제 개발 임상에 참여해야만 이런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아니면 치료제가 정식 승인을 받고 출시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에 따라 면역세포나 줄기세포 치료를 받기 위해 해외로 원정 치료를 떠나는 환자가 매년 1만∼2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원정 치료 대부분은 국내에서도 가능한데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다 보니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윤택림 샹그리라바이오 대표는 “국내 배양 및 가공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인 만큼 규제가 완화되고 서비스가 확대되면 더 많은 환자가 의료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