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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매각 테이블 오른 중문관광단지

입력 | 2023-09-06 03:00:00

한국관광공사 소유 부동산 대상
제주도, 세번째 인수의향서 제출
견해차 보인 매매가에 관심 쏠려
전체 매각 대금 3000억원 전망



중문관광단지는 최고 호텔과 위락시설을 갖춘 여행지로 각광을 받았으며 최근에도 관광의 랜드마크로서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45년 동안 개발이 진행 중인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대한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중문관광단지 일괄매각 우선협상에 대해 제주도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의 인수 협상은 이번이 세 번째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문관광단지는 1991년 한-소 정상회담에 이어 미국, 일본 등의 정상이 방문했던 역사적인 회의 장소일 뿐 아니라 제주 관광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도는 중문관광단지 인수협상을 위해 이달 중 기획조정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협상단을 꾸리고 한국관광공사 측과 실무협의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중문관광단지 매각 추진은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11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통해 한국관광공사의 자산 효율화 계획을 승인하면서 이뤄졌다. 기재부는 지역 여론 등을 고려해 우선협상 대상자로 제주도를 선정할 것을 주문했으며, 제주도가 매입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협상의 물꼬가 트였다.

한국관광공사가 제주도에 매입을 요청한 부동산은 분양을 제외한 미개발 용지와 소유 부동산 전체다. 건물은 1만5353㎡, 토지는 156만7334㎡이다. 토지 가운데 60.9%인 95만4767㎡가 중문골프장(18홀)이다. 근로자 고용승계를 전제조건으로 협상 기간은 2026년 말까지다.

중문관광단지 매각 협상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매매 가격이다. 중문골프장 용지만 1500억 원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제주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하면 전체 매각 대금이 3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문관광단지 매각 협상은 2009년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라 추진됐으나 제주도의 재원 부족으로 결렬됐다. 2014년에 다시 협상이 이뤄졌으나 역시 매매 가격에서 합의를 보지 못해 무산됐다. 당시 한국관광공사 측은 중문골프장 1050억 원, 잔여 토지 460억 원 등의 평가액을 제시했지만 제주도는 공시지가의 60∼70%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문관광단지는 1971년 박정희 정권이 관광 육성을 위해 추진한 사업이다. 당시 교통부는 서귀포시 중문동 일대를 관광지로 정하고 이듬해 제주도종합개발계획을 수립했다. 1974년 정부 연석회의에서 중문관광단지 개발 사업을 한국관광공사에 맡기면서 1978년부터 공사가 본격화됐다.

중문관광단지는 서귀포시 중문·대포·색달동 일원 356만 ㎡ 규모로 사업은 1단계(중부지구) 지역과 2단계(동부지구) 지역으로 나눠 추진됐다. 중부지구는 98% 이상 개발돼 사실상 사업이 마무리됐다. 중문골프장을 비롯해 최고급 호텔이 포진했고 여미지식물원, 테디베어뮤지엄 등 다양한 위락·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동부지구 가운데 50만 ㎡가량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서귀포시 중문동의 한 주민은 “관광단지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헐값에 땅을 빼앗기고 주민들이 쫓겨나는 아픔이 묻어 있다”며 “한국관광공사가 토지를 분양하면서 이미 투자금 상당액을 회수한 것으로 아는데 이번 협상이 제대로 이뤄져 중문관광단지가 주민과 상생하는 대표 관광지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