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의 날] 조재호 농촌진흥청 청장 인터뷰 가루쌀 생산-가공 활성화 위한 ‘종횡무진 프로젝트’ 실시 산업 전과정 전문가로 협의체 구성… 활발한 소통으로 단기간 성과 기대 “2026년까지 생산량 20만 t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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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국제 정세 변화 등으로 식량 안보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가루쌀이 중요한 농정 목표로 부상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식량 안보 현안 해결 방안의 하나로 쌀 소비 촉진 및 수입 밀가루 대체를 위한 가루쌀 품종 육성 및 보급과 가루쌀을 활용한 쌀 가공 산업 활성화 정책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취임한 조재호 농촌진흥청 청장(사진)은 취임 이래로 급변하는 대내외 농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농촌진흥 사업 혁신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공공성 강화 △현장 성과 창출 △혁신 기반 구축을 골자로 하는 3대 전략 10대 혁신 과제의 ‘농업연구개발 혁신전략’을 수립·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4월에는 업무 경계를 넘어 원팀으로 업무 혁신을 이끌기 위해 가루쌀 산업 활성화 등 ‘5대 종횡무진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조 청장은 5대 종횡무진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으로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식량난 등 난제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분야의 융합과 협업을 통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술 개발로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종횡무진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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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농업 연구가 조직이나 전공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이번에 새로 추진하는 종횡무진 프로젝트는 목적을 중심으로 조직과 전공이 다른 전문가들이 모여 함께 기획하고 연구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농촌진흥청은 식량, 원예, 축산, 농업 기반을 연구하는 4개 과학원으로 나누어져 있어 분야별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가루쌀 산업 활성화와 같이 작물·환경·공학·식품 등 다양한 영역이 연계된 난제를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구조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종횡무진 프로젝트는 품종·재배·기계·가공·유통 등 전체 가치사슬 단계의 전문가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함께 과제를 기획, 추진함으로써 그동안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프로젝트의 성과 확산 측면에서도 농협, 민간 업체, 생산 경영체, 협회 등과 기획 단계에서부터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정책 효과와 기술 확산의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는 장점도 있다.”
―가루쌀 산업 활성화의 기본 방향은….
“가루쌀 재배 확대를 통한 쌀 수급 안정 및 쌀 가공 산업 활성화를 비전으로 △가루쌀 안정적 생산 지원으로 재배와 생산 확대 △가루쌀을 포함한 전략 작물 직불제 활용 쌀 수급 조정 △가루쌀(바로미2) 개선 품종 다양화 △쌀가루 전략 품목 개발로 쌀가루 소비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가루쌀 재배 면적과 생산량은 올해 2000㏊에서 2026년 4만2100㏊로, 생산량은 올해 9만5000t에서 2026년 20만 t으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품종 다양화를 위해서는 △2025년 수발아(이삭에 싹이 트는 것)에 대한 저항성과 산패 저감 △2026년 복합 저항성 △2028년 다수성을 육성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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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대내외 협력 체계가 궁금하다.
“농촌진흥청뿐만 아니라 농업과 관련된 많은 기관의 유기적인 협업 체계가 매우 중요하다. 안정 생산을 위해서는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농협 등이 협업하고 있으며 품종 개선에서 재배 기술, 종자 공급, 수확 후 관리, 현장 기술 지원, 교육 등에서 긴밀하게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소비 촉진 측면에서는 저장·가공 기술, 거버넌스와 홍보 등을 aT센터,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및 대학, 산업체와 함께 협력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국립식량과학원장을 추진단장으로 하는 농진청 쌀 가공 산업 활성화 TF를 구성해 품종 개발에서 현장 지원까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민간 협의체와 연구개발 협의체가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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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쌀은 수발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지난해 수발아에 강한 ‘전주694호’와 ‘전주695호’를 육성했는데 이 계통들은 기존에 보급된 ‘바로미2’에 비해 수발아율이 낮고 저장성도 높다. 농촌진흥청은 이 계통들의 물성 시험과 지역 적응 시험을 거쳐 2025년 품종 출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발아에 매우 강한 품종(수발아율 10% 이하)을 2027년까지 육성해 품종 출원할 계획이다.”
―식량 안보 등 현안 해결을 위한 농촌진흥청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기후변화와 식량 문제는 전 인류가 함께 넘어서야 할 문제다. 농촌진흥청은 가루쌀 외에도 밀, 콩 등 주요 작물의 자급률 향상을 위한 많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K-라이스 벨트’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대의 성공적인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벼 품종 육성 기술은 아프리카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려 개발도상국의 기아 해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농업·농촌은 큰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미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스마트 농업은 우리 농업이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에 농촌진흥청은 전 분야에 걸쳐 스마트 농업을 주도하면서 농업을 새로운 미래 성장 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변화와 혁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김신아 기자 s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