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의 날] 농촌진흥청 쌀 수급안정-산업 활성화 나서 쌀가루 전용품종 ‘바로미2’ 개발 건식제분 가능해 활용도 높고 이모작 재배로 농가 소득에 도움
농촌진흥청은 2010년 세계 최초로 가루 전용 쌀 원천 소재(수원542호)를 개발한 후 개량된 실용 품종(바로미2)을 육성해 2019년 특허출원하고 농가에 보급한 바 있다. 기존 멥쌀은 빵 등 가공품 원료로 사용하려면 먼저 물에 불리는 습식 제분으로 가루를 만들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쌀을 가루로 만들 때 드는 가공 비용이 밀을 가루로 만들 때 드는 비용보다 2∼3배 비싼 이유다. 2017년 기준으로 식품 산업에서 원재료로 구매된 쌀 58만6000t 가운데 쌀가루는 3만3000t에 그쳤다. 쌀을 불리는 번거로움과 가공 비용이 산업화에 제약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물에 불릴 필요가 없는 쌀가루 전용 품종 ‘바로미2’를 개발함으로써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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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생산 기술 지원을 위해 가루쌀 생산 단지 38개소 2000㏊에 대한 전담 인력을 배치해 전 과정 관리 지원 체계를 통해 9500t을 생산할 예정이다. 생산 단지별로 중앙·지방·민간 전문가·컨설턴트 각 1명씩 4명으로 구성된 현장기술지원단이 생육 단계별 추진 상황 및 생육 현황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주기적으로 기술 교육을 하면서 안정적인 재배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생육 시기별 드론 영상 촬영을 통한 생육 및 작황 정보 분석, 기상재해 조기 경보 기술 개발 및 서비스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생산 단지 관리 시범 적용도 추진되고 있다.
재배 안정성 강화를 위해 우수한 계통을 선발하고 재배 안정성 및 생산성 향상 기술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바로미2 종자 생산 및 보급을 위한 채종포 단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2024년도의 2만 ㏊ 재배를 위한 종자 600t을 생산할 목표로 채종포 전담 관리 체계 및 전주기(파종·이앙∼수확·정선) 현장 기술 지원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산업화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가공·저장 이용성 증진을 위한 가공 적성 검토 및 품질 유지 기술을 확대한다. 2022년 식빵·스프 등 4종에서 2023년 라면·고추장 등 13종으로 품목을 늘리고 시제품 평가와 함께 온도, 저장 기간 등 조건에 따른 품질 변화 분석과 산화 메커니즘 검토를 추진한다. 또 산업화 촉진을 위해 대형 밀 제분기를 활용한 최적 제분 조건 설정, 가루 크기, 손상 전분 함량, 회분 함량 등 가루 물성 평가와 제분 수율, 포장 등 경제성 평가도 수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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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농림축산식품부가 내세우는 정책 구호는 ‘수입 밀의 10%를 대체하자’이다. 가루쌀은 밀로 만드는 식품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으며 빵 말고도 케이크·카스텔라·비건빵·면·만두피·음료 등에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가루쌀은 식감이 부드럽고 매우 촉촉하며 빨리 굳지 않기 때문에 가루쌀을 활용한 식품의 특색이 잘 강조된다면 수요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가루쌀은 밀에 들어 있는 불용성 단백질인 글루텐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건강식품 수요가 많은 외국인 공략에도 장점이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조재호 청장은 “가루쌀은 쌀 수급 안정과 밀 자급률 개선이라는 농업 현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라면서 “가루쌀 재배에서 산업 활성화를 위한 소비 촉진까지 전 분야에 걸쳐 농촌진흥청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역량을 투입해 농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