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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김민솔 “亞게임金 경쟁자 없다… 비바람 변수만 있을뿐”

입력 | 2023-08-05 01:40:00

‘괴력 장타’ 17세 김민솔 각오 단단
“변수 대응 잘하면 충분히 우승 가능
쇼트게임-코스공략법 강화에 집중
국내 신인왕 찍고 23세에 美 진출”



다음 달 23일 막을 올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에 출전하는 김민솔이 최근 경기 용인시 수원컨트리클럽에서 국가대표 유니폼을 착용한 채 웨지 샷을 하고 있다. 최대 드라이브 비거리가 300m인 김민솔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그린 주변 쇼트게임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용인=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금메달을 가져오는 데 있어 경쟁자는 없다고 생각한다.” 김민솔(17·두산건설)은 다음 달 23일 막을 올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 우승을 자신하며 이렇게 말했다. 수성고부설방송통신고 2학년 학생으로 아직 아마추어 신분인 김민솔은 국가대표 선발전 1위로 태극마크를 차지했다. 김민솔은 “비가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등 변수에 대해 고민을 하면서 경기에 집중한다면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충분히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솔의 가장 큰 무기는 큰 키(177cm)에서 뿜어 나오는 장타다. 김민솔은 6월 18일 막을 내린 제37회 한국여자오픈에서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62야드(약 240m)를 기록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역사상 최고 장타자로 평가받는 방신실(19·KB금융그룹)의 이 대회 기록(265야드)과 비교해도 평균 3야드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김민솔은 이 대회 2라운드 16번홀에서 335야드(약 306m)를 날리기도 했다.

경기 용인시에 있는 수원컨트리클럽에서 최근 만난 김민솔은 “거리가 많이 나오면 코스 공략을 유리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앞으로도 꾸준히 늘려갈 생각”이라며 “하체가 단단해야 스윙할 때 분실되는 힘이 최소화된다. 스쾃과 달리기 등 하체 근육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장타력만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낼 수는 없다. 김민솔은 “40m 거리의 벙커샷에 자신감이 없어서 시즌을 앞두고 겨울훈련 때 전체 훈련량의 30%를 이 훈련에 쏟아부었다”며 “자신감이 붙어 있기는 한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린 주변 쇼트게임 훈련에 더 공을 들일 생각”이라고 했다. 김민솔은 파5홀 세 번째 샷을 그린 주변에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린 주변 쇼트게임 훈련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

김민솔은 프로 선수가 121명 참가한 한국여자오픈에서 공동 4위(아마추어 1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쉬움이 더 컸다. 김민솔은 “한국여자오픈에서 아직 코스를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특히 짧은 파4홀에서는 유틸리티나 우드로 티샷을 해야 하는데 아직 경험이 부족해 무조건 드라이버를 잡는 등의 실수가 있었다. 한국여자오픈 경험을 토대로 코스 공략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솔은 18세가 되는 내년에 KLPGA투어 정회원 선발전과 시드전을 통과하면 2025년부터 KLPGA투어에서 뛸 수 있다. 김민솔은 “개인적으로 갤러리들이 있는 환경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1부 투어 대회를 마친 뒤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면 ‘썰렁하다’는 느낌을 받아 얼른 1부 투어에 데뷔하고 싶다”며 웃었다.

김민솔이 1부 투어 데뷔 첫 우승을 꿈꾸는 대회는 메디힐 챔피언십이다. 김민솔은 올해 초청 선수 자격으로 메디힐 챔피언십에 참가했지만 공동 60위에 그쳤다. 김민솔은 “만족하지 못할 성적표를 받아 오기가 생겼다”며 “평생 한 번밖에 차지할 수 없는 신인왕에도 꼭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KLPGA 신인상 다음 목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하는 것이다. 김민솔은 지난해 5월 예선을 거쳐 US여자오픈에 출전한 뒤 다섯 달 뒤에도 추천 선수 자격으로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참가하면서 LPGA 무대를 ‘맛본’ 경험이 있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10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민솔은 “US여자오픈에 나가기 전만 해도 LPGA투어라는 게 엄청 높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경험을 해 보니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경기하는 것이 멋있다고 느껴져 미국 무대에 대한 꿈을 키웠다”며 “국내 투어에서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을 보내고 23세에 미국 무대에 진출하겠다”고 다짐했다.



용인=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