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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 37년간 노사 합의는 7번뿐… 객관적 결정기준 필요”

입력 | 2023-07-20 03:00:00

[내년 최저임금 9860원]
매년 파행 반복뒤 표결로 결정
“소모적 논쟁 없게 개선 시급” 목소리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15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내년 최저임금을 9860원으로 확정했지만 이번에도 노사 합의에는 실패했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87년 이후 올해를 포함해 역대 37번의 최저임금 심의 중 노사 합의를 이룬 것은 7차례에 불과했다.

최저임금 결정은 노동계와 경영계가 최초 제시안을 제시한 뒤 회의를 거듭하고, 공익위원의 중재에 따라 수정안을 제시하며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공익위원이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한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하고 이 금액 범위 내에서 다시 토론이 진행된다. 그래도 합의되지 않으면 공익위원 중재안을 마련해 표결에 부치거나, 노사 각각 제시한 최종안을 표결에 부치는 방식으로 결정한다.

이 같은 방식을 두고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공익위원들이 심의 촉진 구간과 중재안을 마련할 때 사용하는 ‘임시 산식’은 그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었다.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 등 단순 거시지표만 활용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면 노동계와 경영계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현행 최임위 의사결정 구조가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노총은 근본적으로 최저임금 제도 취지를 확립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다”며 “매년 반복되는 사용자위원의 동결, 업종별 차등 적용 주장, 정부의 월권과 부당한 개입으로 사라진 최임위의 자율성, 독립성, 공정성을 확립하는 방안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경영계에서도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그간 소모적 논쟁과 극심한 노사 갈등을 촉발해 온 현 최저임금 결정 체계를 개편하는 제도 개선 조치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가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최저임금 결정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은 공신력 있는 연방 통계청 직종별 임금수준 자료를 토대로 최저임금을 정한다. 프랑스는 독립된 ‘전문가그룹(Groupe d′experts)’이 최저임금 인상률 보고서를 만든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