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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이노베이션 나선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스타트업들은 어디?[스테파니]

입력 | 2023-06-29 10:00:00


안녕하세요 스테파니 독자 여러분! 동아일보 미래&스타트업팀 데스크를 맡고 있는 김선미 기자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이달 중순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를 처음 열고 스타트업 투자 현황 및 개방형 혁신의 성과를 공개했습니다. 현대차는 2017년부터 올해 1분기(1~3월)까지 200여 개의 스타트업에 1조3000억 원을 투자했는데요. 현대차그룹이 직접 투자하고 현재 협업 중이라며 이날 소개한 5곳의 스타트업을 오늘 상세히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어플레이즈, 모빈, 모빌테크, 뷰메진,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입니다.
(스테파니는 ‘스’타트업과 ‘테’크놀로지를 ‘파’헤쳐보‘니’의 준말입니다.)






●현대차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 실적과 투자 현황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산업의 주요 혁신은 과거와 달리 외부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리더가 될 기회를 만들겠다는 목표입니다. 그래서 모빌리티, 전동화, 커넥티비티 등 미래 핵심영역 분야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영역별 투자금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대차는 전 세계에 숨어 있는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미국, 독일, 이스라엘, 중국, 싱가포르 등 5개 국가에 ‘크래들(Cradle)’이라는 혁신 거점을 운영 중입니다. 한국에는 오픈이노베이션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제로원(ZER01NE)’을 2018년 설립했습니다. 매년 ‘제로원 액셀러레이터’라는 이름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및 지원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의 범주를 예술로까지 확대해 크리에이터들간 협업을 촉진하는 ‘제로원 플레이그라운드’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달 15일 열린 현대차그룹의 첫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 현장. 현대차그룹 제공



자, 그럼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로 소개한 5곳의 스타트업을 살펴볼까요? 현대차가 투자한 스타트업을 보면 현대차가 나아가고자 하는 미래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AI 기반 공간별 맞춤 음악 재생 서비스 스타트업: 어플레이즈



만약 여러분이 매장을 운영하는 카페 주인인데 직접 음악을 고른다면 매달 몇 곡이 필요할까요? 평균 영업시간을 하루 10시간으로 가정하고 월평균 한 곡을 7회 정도 반복한다고 했을 때 593곡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공간별로 최적화된 음악을 제공해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요. 이 시장을 공략한 국내 스타트업이 어플레이즈입니다.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에서 분사한 어플레이즈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공간별 맞춤 음악을 자동으로 선정하고 재생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매장 방문자의 나이와 성별, 날씨, 이용 시간 등을 고려해 공간에 최적화된 음악을 재생하는데요.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을 비롯해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주요 전시장 및 영업점에서 이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배정진 어플레이즈 대표는 “매장, 건물, 차량 등 특정 공간에 맞는 음원을 틀어주는 게 우리 서비스의 골자”라고 설명합니다. 어떤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어떤 취향을 갖고 있고 어떤 시간대에 해당 공간을 많이 이용하는지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는데요. 앞으로는 개인의 이동 경로에 따라 해당 공간들의 데이터와 개인의 감정을 매치한 음원을 제공하는 개인용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고 해서 기대가 됩니다.




●라스트마일 배송 로봇 전문 스타트업: 모빈


모빈은 현대차그룹에서 분사해 라스트마일 배송 로봇을 만드는 스타트업입니다. 국내 음식 배달 중 단거리 배달 비율은 48.6%로 배달비 규모가 연간 1조8000억 원입니다. 그래서 높은 인건비 등을 해결하기 위해 각 업체들이 활발하게 배달 로봇을 개발하는 추세인데요. 모빈은 국내 도로 환경이 보행에 불편한 장애물이 많다는 점을 해결해야 할 문제로 봤습니다.

그래서 모빈이 개발한 배송 로봇은 자체 개발한 특수 고무 소재 바퀴로 계단을 자유롭게 오르내리며 라이다와 카메라를 이용해 낮밤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현대차그룹과 협업하면서 현대건설 및 현대글로비스와 배송 로봇 시범 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실감형 디지털 트윈 기술 스타트업: 모빌테크


모빌테크는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07학번인 김재승 대표가 2017년 창업한 실감형 디지털 트윈 스타트업으로, 자율주행 3차원 지도 등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과는 자율주행 정밀지도, 가상 모델하우스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협업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회사는 2017년부터 자체 개발한 라이다 융복합 센서 처리기술을 통해 차량용 고정밀 스캐너, 실내외 3차원 스캐너 등을 제작하고 있는데요.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최신 데이터로 제공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자랑합니다. 이 기술을 활용해 실감형 내비게이션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자율비행 드론과 인공지능(AI) 비전기술 스타트업: 뷰메진


2020년 설립된 뷰메진은 자율비행 드론과 AI 비전기술을 결합한 건설 현장 안전 및 품질 검사 솔루션 ‘보다(VODA)’를 제공합니다. 드론에 탑재된 고화질 카메라로 콘크리트 외벽의 미세한 결함을 탐지하면서 결함 데이터를 분석해 시각화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이 회사의 AI 비전기술은 바늘구멍만큼 세밀한 0.3mm 굵기의 균열까지 잡아낸다고 하는데요. 이 기술을 활용하면 나흘 걸리는 공사 기간을 반나절로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현대건설, 일본 건설그룹 오바야시 구미, 네옴시티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는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과 버추얼 아이돌 매니지먼트 등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를 펼치는 스타트업입니다. 최첨단 센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버추얼 휴먼을 생성하는 기술을 갖고 있으며, 이런 기술로 만든 버추얼 4인조 3D 아이돌 ‘메이브(MAVE)’를 올해 초 데뷔시켰습니다.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메타버스는 얼핏 제조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에 주목하면서 각광 받는 분야입니다. 특히 물리적 세계를 디지털 세상에 똑같이 구현해내는 ‘디지털 트윈’ 개념을 바탕으로 가상공간에 공장을 짓는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사업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