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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의 숨결 스민 군위… 돌담길 걷다가 어린시절 추억해볼까

입력 | 2023-06-29 03:00:00

[대구-군위에서 힐링하세요] ‘I♥군위’ 투어
내달 1일 대구로 편입 앞두고 주요 관광지 투어 시범 운영
유서 깊은 문화 유적지 많고, 한밤마을-삼국유사테마파크
시골 5일장 등 볼거리도 다양… 내년부터 정식 투어 코스 마련




9일 군위군 부계면 사유원을 찾은 한 가족이 풍설기천년 풍광을 감상하고 있다. 모과나무로 둘러싸인 이곳은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군위가 이렇게 가까운 줄 몰랐어요. 대구에 편입되면 더 자주 가야겠어요.”

대구시와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다음 달 1일 경북 군위군 편입을 기념해 시범 운영한 ‘I♥군위’ 투어를 다녀온 한 관광객의 소감이다. 이번 투어는 매주 금, 토, 일요일 오전 9시 반 동대구역 앞 시티투어 승강장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오후 5시까지 군위의 대표 관광지를 둘러보는 코스였다.

대구시에 따르면 투어 시작 전부터 예약 문의가 이어졌고 1대 운영했던 45인승 버스가 거의 만석이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 기간에 약 530명이 투어에 참여했다. 가족과 함께 즐겼던 김지은 씨(44·여)는 “일일 코스 여행이 참 알찼다. 군위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우리 민족의 뿌리를 간직한 군위
군위의 전체 면적은 614㎢에 이른다. 대구의 지금 면적 883㎢에 육박할 정도. 유서 깊은 문화 유적이 많고 최근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팔공산을 중심으로 쾌적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도심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풍경이 어우러진 관광지가 많다.

군위는 배달민족의 근원을 밝힌 삼국유사(국보 제306호)의 산실이자 국호 대한민국(大韓民國)의 한(韓)의 유래를 밝힌 휘찬려사(彙纂麗史·조선 후기의 학자 홍여하(1620-1674)가 지은 고려의 사서)를 소장한 고장으로 우리 민족의 뿌리를 간직한 성지로 꼽힌다. 깊고 은은한 민족 역사의 향기와 맑고 깨끗한 생태를 간직해 고즈넉한 여행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군위군 산성면 ‘엄마아빠 어렸을 적에’ 테마박물관

이번 시범 투어는 한밤마을을 시작해 화본역, ‘엄마아빠 어렸을 적에’ 테마박물관, 삼국유사테마파크를 둘러보는 코스였다. ‘부림 홍 씨’의 집성촌인 한밤마을은 돌담이 아름다워 ‘내륙의 제주’로 불린다. 돌담의 총길이는 약 5㎞. 대홍수 때 떠내려온 돌을 집 주변에 쌓으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마을 대청과 남천고택 주변 돌담이 특히 예쁘다. 2005년 문화재청과 한국관광공사가 전국 돌담 마을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고장으로 선정했다.

군위군 산성면 화본역

화본역은 증기기관차 급수탑 등 예전의 간이역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주변 담에는 삼국유사를 주제로 한 벽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엄마아빠 어렸을 적에’ 테마박물관은 아날로그 세상을 떠올리게 한다. 폐교된 산성중학교를 활용해 1960∼1970년대 생활상을 추억하고 체험하는 곳이다. 불량식품을 파는 구멍가게와 추억의 만화방, 옛 교실 풍경 등 엄마, 아빠가 어릴 때 살던 공간을 재현했다. 골목을 걸으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이다.

군위군 의흥면 ‘삼국유사테마파크’

삼국유사테마파크에서는 72만2263㎡ 터에 한국의 대표 역사서인 삼국유사 콘텐츠를 시각화한 다양한 전시, 조형물과 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테마파크 곳곳에는 삼국유사의 숨결이 스며 있다. 정문인 가온문에는 삼국유사의 첫 장에 적힌 서문(序文)을 그대로 옮긴 조형물이 있다. 후문인 누리문에는 삼국유사 마지막 장에 적힌 발문(跋文)을 옮겨놓아 방문객들이 책 마지막 장을 덮고 감동을 얻는 느낌을 받도록 했다.


정식 시티투어 군위 준비
대구시와 대구관광협회는 다음 달부터 12월까지 ‘시티투어 군위군 테마코스’를 운영한다. 시는 이용객들의 설문 조사를 거쳐 내년부터 정식 코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군위군 우보면의 영화 ‘리틀포레스트’ 촬영지

이번 테마코스는 군위의 대표 관광지인 화본역과 한밤마을, 삼국유사테마파크, 군위전통시장, 사라온이야기마을, 군위댐, 일연공원 등을 연계해 마련했다. 체험형과 투어형 1, 2 등 3개 노선으로 나눠 월 8회 운영한다. 체험형 코스는 군위 전통 5일장에 맞춰 진행한다. 3일, 8일에 열리는 군위전통시장은 시골 5일장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계절마다 볼거리가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군위읍 사라온이야기마을은 역사와 문화관광, 전통놀이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이번 테마노선에는 전통 떡메 치기도 선보인다.

군위군 군위읍의 김수환 추기경 생가

투어형 코스는 국보 군위삼존석굴,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집필한 인각사를 포함해 김수환 추기경 사랑과나눔공원, 한밤마을, 화본역 등을 소개한다. 또 계절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는 혜원의 집(영화 ‘리틀포레스트’ 촬영지), 친환경 공간인 군위댐과 일연공원, 창평지친환경생태공원도 방문한다.

요금은 성인 1만 원, 중고교생 8000원, 어린이·노인 6000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대구시티투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군위의 대구 편입을 기념하는 문화 행사도 열린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은 다음 달 1일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군위군 대구 편입 기념 음악회’를 개최한다. 군위군이 대구시 행정 체계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축하하고 화합과 상생을 기원하는 행사다.

이번 공연은 오페라 갈라 콘서트 형식으로 꾸며진다. 기념 음악회는 전석 무료이며 초등생 이상 입장할 수 있다.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에서 1인 4장까지 예약할 수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