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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는 동남아 선수 인종차별?…알고 보면 ‘귀한 몸’

입력 | 2023-06-27 06:15:00

아스나위 "한국에 와서 인종차별 느낀 적 없어"
반토안, 한국 대통령 참석 현지 행사에 초청되기도




최근 프로축구 K리그1 울산현대 선수들이 동남아시아 출신 선수의 피부색을 농담 소재로 거론하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축구계를 휩쓸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K리그에서 인종차별이 만연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지만 현장에서 뛰는 동남아 선수들은 오히려 귀한 몸으로 대우받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지난 22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울산 소속 박용우와 이명재, 이규성에게 출장정지 1경기, 제재금 1500만원 징계를 내렸다. 울산 구단에는 팀 매니저의 인종차별 발언과 선수단 관리 책임을 물어 제재금 3000만원이 부과됐다.

해당 선수들은 이명재의 까무잡잡한 피부색을 놀리는 과정에서 동남아를 언급하고 K리그1 전북현대에서 뛰었던 태국 선수 사살락 하이프라콘의 실명을 거론했다.

이들이 나눈 대화가 공개되면서 한국 프로축구계에 인종차별 행위가 만연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동남아 선수들이 아시아쿼터를 통한 K리그 진출을 꺼리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걱정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인종차별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K리그 현장의 동남아 선수들 반응도 나온다.

현재 K리그에서 뛰는 동남아 선수는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아스나위와 베트남 국가대표 응우옌 반토안이다.

아스나위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K리그2(2부) 안산그리너스에서 뛰었고 실력을 인정받아 올해 전남드래곤즈로 영입돼 11경기에서 2도움을 기록 중이다. 박항서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반토안은 올 시즌을 앞두고 K리그2 서울이랜드에 영입돼 9경기에 출전했다.

측면 수비수인 아스나위는 공수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전남에서 귀한 몸 대우를 받고 있다. 아스나위는 K리그에서 뛰면서 인종차별을 당한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아스나위는 울산 선수들의 인종차별 발언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26일 뉴시스에 “정확하게 어떤 내용인지는 모르고 있지만 K리그 내에서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있었다니 유감을 표현하며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우리는 축구라는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로 서로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스나위는 그러면서 “나는 한국 그리고 K리그에 와서 인종차별을 느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아스나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견해도 내놨다. 그는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인간으로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종, 출신, 고향, 출세 같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축구는 함께 모여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존중하며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반토안 역시 서울이랜드 구단에서 귀한 몸이다. 베트남에서 손에 꼽히는 축구스타인 반토안은 박항서 감독의 애제자라는 후광까지 입으면서 팀 안팎에서 상당한 위상을 갖고 있다.

반토안은 베트남 내 자체 의류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자국 내 인플루언서로도 활동하면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6월 A매치 기간에는 베트남 현지에서 열린 한·베트남 교류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반토안은 지난 22일 베트남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한-베 문화교류의 밤 행사에 윤석열 대통령, 박항서 전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 등과 배석했다. 이 행사에는 보 티 아잉 쑤언 국가부주석 부부를 비롯해 현지 한류팬 등 모두 250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