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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만원짜리 애플 ‘MR 헤드셋’… “눈-손-목소리로 앱 열고 게임”

입력 | 2023-06-07 03:00:00

WWDC서 ‘애플 비전 프로’ 공개
1000여명 달라붙어 7년만에 개발
증강현실 확장… 컨트롤러 없어
팀 쿡 “공간 컴퓨팅, 새로운 시대”… 배터리 2시간 사용, 비싼 가격도 관건



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 애플 신제품인 MR 헤드셋 ‘애플 비전 프로’가 전시돼 있다. 2014년 애플워치 후 9년 만의 신작인 비전 프로가 애플 스스로 밝힌 ‘공간 컴퓨팅’이라는 영역을 확장하는 신호탄이 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쿠퍼티노=AP 뉴시스


애플이 9년 만에 새로운 신제품인 혼합현실(MR) 헤드셋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를 선보였다. 메타에 이어 애플도 신제품을 내놓는 등 빅테크 기업들이 웨어러블 기기에 뛰어들면서 그간 침체됐던 메타버스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애플은 5일(현지 시간)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연례행사인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를 열고 비전 프로를 발표했다.

MR 헤드셋은 현실 세계에 3차원(3D) 가상 물체를 겹친 증강현실(AR)을 확장한 개념이다. 사용자가 현실 세계 및 주변 사람들과 단절 없이 가상 세계와 상호작용을 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애플 비전 프로는 2014년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나온 야심작이다. 1000명이 넘는 개발자가 7년간 비전 프로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이번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공간 컴퓨팅’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기존 제품들과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늘은 컴퓨팅 방식에 있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라며 “맥이 개인용 컴퓨터,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애플 비전 프로는 우리에게 공간 컴퓨팅을 선보이게 됐다”고 발표했다.

기존 가상현실(VR) 헤드셋들과 가장 큰 차이점은 컨트롤러가 없다는 점이다. 이 제품은 손과 눈, 목소리만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애플 최초로 탑재된 3D 카메라가 눈동자를 인식해 이용자가 원하는 곳을 바라보면 원하는 앱을 가리킬 수 있고, 손가락 두 개를 맞닿게 하면 아이콘을 선택한다. 목소리를 높여 말하면 텍스트가 입력된다.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사용한 두 개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공간음향 기술을 통해 사용자는 어느 공간에서도 영상 콘텐츠나 게임에 몰입할 수 있다. 이용자가 기기 몰입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다른 제품과의 차별점이다. ‘아이 사이트’ 기술을 통해 디스플레이 투명도를 조절해 렌즈를 쓴 채 외부 환경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애플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와 연동되고 통합된다는 것도 강점이다. 페이스타임으로 화상 전화 및 회의가 가능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프로그램과 사진편집 프로그램도 활용할 수 있다. 애플 맥북의 화면을 비전 프로에 불러오거나, 클라우드 사진 보관함에 접속해 사진과 영상을 실물 크기로 볼 수도 있다.

하드웨어는 애플의 자체 제작 칩인 M2와 이번 MR 헤드셋을 위해 자체 개발한 R1칩을 탑재했다. R1칩은 카메라 12개, 센서 5개, 마이크 6개가 수집하는 정보를 처리해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보이도록 구현했다. 눈을 한 번 깜빡이는 시간보다 8배 빠른 12밀리초 안에 새로운 이미지를 화면에 띄워 헤드셋을 사용할 때 느끼는 어지러움을 줄였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제품은 새로운 홍채 인식 보안 인증 시스템인 옵틱ID도 적용했다.

다만 사용 시간과 가격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제품은 유선으로 연결된 배터리를 사용해야 하는데, 사용 시간이 최대 2시간 정도다. 배터리를 쓰지 않을 경우에는 전원을 연결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비전 프로 가격은 3499달러(약 457만3000원)부터 시작하며, 내년 초부터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메타가 2일 공개한 신제품 ‘퀘스트3’의 가격인 499달러(약 65만 원)보다 7배 가까이 높은 가격이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