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빌라 밀집지역. 2023.4.21/뉴스1
A씨는 20대 청년에게 “지금 계약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곧 나갈 물건”이라며 서둘러 전세 계약을 체결하도록 현혹했다.
이 청년은 새로 지어진 빌라로 내부가 깨끗하고, 이사비용까지 지원한다고 하니 결국 전세 계약을 체결했고 A씨는 깡통전세 중개를 성공한 대가로 임대인으로부터 1800만원을 받았다. 세입자에게 약속한 이사비용 300만원을 주더라도 1500만원을 챙긴 셈이다.
광고 로드중
깡통전세 수법(서울시 제공).
전국 곳곳에서 들끓고 있는 ‘깡통전세’ 사기의 전형적인 수법 중 하나다. 양천구뿐만 아니라 도봉구 등 서울 지역 곳곳에서 깡통전세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피해 제보가 줄을 이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3월31일까지 민생침해범죄신터 등에 깡통전세 관련 제보가 총 49건 접수됐다.
이중 사기 관련 혐의는 경찰이 수사하고,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 공인중개사법 위반 관련 4건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여 전세사기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6명, 중개보조원 4명 총 10명을 입건했다.
광고 로드중
전세사기 피해자는 대부분 대학 신입생, 취준생 등 부동산 계약 경험이 미숙한 청년층에 집중돼 있었다. 범행 수법 또한 갈수록 교묘해져 특히, 부동산컨설팅 업자 등이 개입한 사례도 확인됐다.
서울시가 올해 1분기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의 공인중개사무소를 대상으로, 25개 자치구와 합동 조사를 벌여 4건의 일탈행위에 대해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공인중개사무소의 일탈행위를 보면 불법 건축물인 점을 속이고 임대차 계약을 중개하는 등 금지행위를 위반한 경우도 확인됐다.
문제는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가 입증돼도 솜방망이 처벌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현재 공인중개사법 위반은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데 징역형은 사실상 전무하고, 벌금도 3000만원까지 선고되는 사례가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전세사기 가담 공인중개사의 퇴출을 위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등 공인중개사 책임과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광고 로드중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