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4.1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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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일 때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를 통해 이 대표의 검찰 수사가 무마됐다고 진술했다.
유 전 본부장은 또 성남시청에 들러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5만원권 지폐 200장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11일 정 전 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의 증인 신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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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 직원이 없으면 1000만원이 든 봉투를 정진상 책상 서랍에 넣고 직원이 있으면 뒤쪽 회의실에서 봉투를 건넸는가”라는 검찰 질문에도 “옆자리에 앉아 주머니에 넣어줬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설 외에도 2013년 추석과 2014년 설 무렵 성남시청에 들러 각각 1000만원씩을 전달했다고도 진술했다.
‘가짜 폐쇄회로(CC) TV 의혹’과 관련해서는 “성남시장실에서 나갈 때 CCTV가 있으면 (이 대표가) 불편하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저거 가짜다’라고 했다”며 “아는 사람이 몇 명 없으니 말조심해야 한다고 해서 작동 안 되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의 자리가 CCTV 사각지대에 있어 설사 CCTV가 작동되더라도 촬영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진상은 찍히는 걸 안 좋아하는 성격이라 저하고도 사진 찍은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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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본부장은 “남욱에게서 9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받아 유흥주점에서 정진상에 전달한 사실이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에 재판부가 “당시 정 전 실장 반응을 설명해달라”고 하자 “1억원 준다더니 9000만원 가져왔다며 돈도 없는 XX들이라고 했다”며 “당황해서 제가 (남욱에게) 1000만원 만들어 오라고 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 주점에서 이른바 ‘의형제’(유동규·정진상·김용·김만배)와 자주 만났으며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이 따로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다만 술값은 자신이 냈다고 했다.
정 전 실장의 ‘술값 대납’ 주장은 오전 공판에서도 나왔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되기 전 정치자금 10억원을 논의하며 주점을 방문할 때마다 50만~200만원 술값이 나왔고 당선 직후에는 미지불 술값이 4000만원에 이르렀다는 게 유 전 본부장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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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본부장은 “김만배와 통화하는데 평소와 달리 연락을 안할듯이 끊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서초동 목욕탕을 찾아가서 뭐가 있는지 솔직히 말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수원지검이 청소용역업체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을 몰아낼 생각을 갖고 있다는 쪽으로 이야기했다”며 “형(김만배)이 힘 좀 써주면 어떻겠냐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수남을 통해 그걸(사건) 뺐다고 김만배에게서 들었다”며 “이후 정진상에게 보고했고 이재명이 김수남이랑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이 내게 전화해 고맙다고 하길래 ‘만배한테 고맙다고 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청소용역업체 사건이란 이 대표가 2010년 6·2지방선거 당시 김미희 민주노동당 후보와 야권연대를 이뤄 당선된 뒤 특정 업체가 성남시 청소용역업체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다. 이 대표는 검찰 조사 후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