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서해수호 55용사들의 이름을 한명 한명 부르기 전 울먹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3.24/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서해용사 이름을 일일이 호명해 주목받은 가운데 독회(讀會) 때도 목이 메여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 당일에도 서해용사 이름을 호명하기 전 감정에 북받친 듯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2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서해수호의 날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독회할 때도 전사자 사진과 인적사항을 보고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한 통화에서 “대통령이 독회 과정에서도 돌아가신 분의 사진과 인적사항을 모두 다 봤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도 서해용사 55인 이름을 한 명씩 부르는 ‘롤 콜’(roll-call)을 하기 전 감정에 북받친 듯 울먹였다. 약 24초간 목을 가다듬은 뒤에야 윤 대통령은 서해수호 용사 이름을 호명하기 시작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이 서해수호 55용사들의 이름을 한명 한명 부르자 눈물을 닦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3.24/뉴스1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꽃다운 나이에 산화한 장병을 생각하면 어찌 평정을 유지할 수 있나”라며 “묘역을 찾은 게 두 번째인데 그때마다 묘비 뒤편 출생일과 사망일을 보고 마음 속으로 엄청 울었다”고도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도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천안함이나 서해용사에 관심이 많았다”며 “공식적으로 호명한다고 하니까 마음이 울컥한 측면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1년 6월2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때도 천안함 희생 장병 등을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천안함 피격 사건 생존 장병인 전준영씨 등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킨 영웅들과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롤 콜에 나선 것도 출마 선언 당시 밝혔던 보훈에 관한 의지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롤 콜은 국가보훈처의 행사 기획 초안에 담겼고,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실은 전사자 이름이 불릴 때 용사의 모습이 함께 생중계되도록 준비했다.
대통령실은 보훈처의 국가보훈부 격상과 함께 이번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으로 보훈에 관한 균형을 맞췄다고 보고 있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홀대받았다는 평가를 받는 서해수호 영웅과 참전 장병에게 최고의 예우를 갖추고 굳건한 안보의지도 다졌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보훈은 독립과 호국, 민주주의 등 세 개로 나눠볼 수 있다”며“ ”지난 정부에서 상대적으로 호국이 폄하됐는데, 균형을 맞추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