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선 이화여대 교수.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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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아 사랑해’의 작가인 이지선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45)가 음주운전 사고 가해자에게 사과를 듣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 교수는 지난 2000년 친오빠의 차를 타고 귀가하던 중 만취 운전자가 낸 사고로 차량에 불이 붙어 2도 중화상을 입었다.
이 교수는 지난 22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사고 당시 기억을 전했다. 그는 “사실 기억이 거의 없다. 들은 얘기로는 의사들이 오빠한테 ‘동생이 곧 갈 것 같으니 인사를 해라’고 했다더라”면서도 “그런데 아직 안 가고 잘 살고 있다”고 농담했다.
이지선 이화여대 교수.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방송 화면
당시 이 교수는 “중환자실에 입원해 생사가 오가는 중에도 아버지에게 ‘혹시나 가해자가 찾아오면 용서한다고 말해달라’고 얘기했다”며 “이미 내게 닥친 고통이 너무 컸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분노하는 감정도 견디기 어려운 것이지 않나. 그것만큼은 피할 수 있도록 신이 배려해 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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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나는) 내가 겪은 일에 대해 ‘사고를 당했다’가 아닌 ‘사고를 만났다’고 표현한다”며 “피해자로 살고 싶지 않았고 또 사고로 잃은 것도 많았지만 얻은 것도 많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자신처럼 갑작스러운 사고를 만나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일과 잘 헤어질 수 있다. 지금 당장 암울하고 절망적이더라도 동화 같은 해피 엔딩은 아닐지언정 꽤 괜찮은 해피 엔딩이 우리 인생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며 “다 망가진 것 같아도 오늘이 있다. 내 인생도 꽤 괜찮을 것이라는 마음을 가지셨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