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은행 자금난-뱅크런 우려
미국 정보기술(IT) 스타트업과 주로 거래하는 실리콘밸리의 전문은행 ‘SVB파이낸셜’ 주가가 9일(현지 시간) 나스닥 시장에서 전일 대비 60.4% 급락한 106.04달러로 마감했다.
하루 전 가상화폐 전문은행 ‘실버게이트 캐피털’의 청산에 이어 금융업계의 추가 악재가 겹치면서 이날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 미 4대 은행주 가치 또한 520억 달러(약 68조6000억 원) 하락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미 금융계에 ‘대규모 예금 인출(뱅크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8일 SVB는 17억5000만 달러의 ‘매도가능증권(AFS·만기 전 매도할 의도로 매수한 채권과 주식)’을 처분하겠다고 밝혔고 이것이 하루 뒤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SVB는 그간 남는 돈을 주로 미 국채에 투자해 왔는데 지난해 3월부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보유 자산인 국채 가격이 크게 하락한 여파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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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SVB와 실버게이트 사태가 맞물리면서 금융계 전반에 위기감이 감지됐다고 진단했다. 실버게이트는 주요 거래처였던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지난해 11월 파산 신청을 한 후 대규모 투자금 이탈을 겪었다. 이 여파로 실버게이트 또한 자진 청산을 택했다. SVB에 돈을 예치한 유명 벤처캐피털 또한 자금 인출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