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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검사 출신 내세울까…차기 국수본부장 두고 ‘고심’

입력 | 2023-02-27 13:52:00


신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자녀 문제로 임명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후임자 인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후임자 인선은 재공모를 통한 외부 인사 선발과 내부 선발이 가능한데, 정 변호사 임명 직후 경찰 내부 반발과 지휘 공백을 고려하면 내부 인사 쪽으로 무게가 기울 것으로 보인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2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취재진을 만나 향후 인선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다며 “(방식도) 아직 결정됐다고 말하기는 이르고 후속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해서 공백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 출신인 정 변호사를 국수본부장에 임명했다. 국수본부장은 전국 경찰 수사를 지휘·총괄하는 자리인 만큼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경찰 수사권을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실제 정 변호사는 윤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과 인연이 깊다.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이었던 2011년과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2018년 각각 대검 부대변인, 중앙지검 인권감독관으로 지냈으며 한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는 사법연수원 동기다.

그러나 정 변호사의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이던 지난 2018년 동급생에 대한 학교 폭력으로 전학 조치가 됐고, 이에 불복해 소송까지 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 변호사는 지난 25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저희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한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전했다.

이어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저희 가족 모두는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했다.

경찰은 국수본부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른 시일 내 후임자 인사 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정 변호사 낙마 사태로 경찰 내부 인사를 승진하는 방식으로 후임자를 선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재공모를 통한 외부 인사 선임의 경우, 최소한 한 달 남짓 시간이 필요한데 이미 남구준 전 본부장의 임기가 끝난 만큼 공석이 길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우종수(55·치안정감) 경기남부경찰청장과 최주원(56·치안감) 경북경찰청장 등이 차기 국수본부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최종 임명권을 가진 윤석열 대통령이 외부 인사를 발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수본은 설립 취지로 독립성과 전문성을 내세운 만큼 외부 수사 전문가를 인선해 책임 수사 역량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명분을 제시할 수 있다.

윤 청장은 이날 후임자 추천 시점과 관련해 “시점을 예단해서 말하기는 어렵고, 이전 공모가 한 50여일 정도 걸렸다”며 “그보다는 좀 빨리 진행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