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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밑줄 긋기]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입력 | 2023-02-25 03:00:00

하재영 지음·휴머니스트




다르게 사는 여자도 있었겠지만 나에게는 잘 보이지 않았어. 내가 봤던 여자 어른은 대부분 누구의 아내이고 며느리이고 엄마였으니까. 나도 그게 여자의 역할이자 의무인 줄 알았지. 그렇게 살다 보니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었네. 돌아가고 싶다는 건 아니지만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시기를 꼽으라면 그때인 것 같아. 학생이었던 시절, 누구의 아내도 며느리도 엄마도 아니었던 시절, 내가 그저 나였던 시절.

논픽션 작가가 어머니를 인터뷰해 이와 교차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함께 쓴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