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은행 주택담보대출 현수막 모습. 2023.1.1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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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대출금리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세인 데다 윤석열 대통령의 금리부담 완화 ‘불호령’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고금리에 따른 은행의 ‘돈 잔치’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금융당국에 은행권의 이자수익을 나눌 방법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 코픽스가 석달 만에 4%를 하회하면서, 주요 은행들의 변동형 대출금리도 이날부터 하향 조정된다.
KB국민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이날 연 5.43~6.83%에서 4.96~6.36%로 떨어졌다. 우리은행의 변동형 상품은 연 5.89~6.89%에서 5.42~6.42%로 NH농협은행은 연 5.22~6.32%에서 4.73~5.83%로 하향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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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형 주담대 금리 외에도 전세대출과 일부 신용대출 상품 금리도 함께 떨어진다. KB국민은행의 전세대출은 이날 연 5.14~6.54%에서 4.67~6.07%로 하락했다. NH농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도 역시 4.42~6.52%에서 4.40~6.50%로 하향 조정됐다.
은행연합회의 공시에 따르면 지난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2%로 전달보다 0.47%p 하락했다.
코픽스는 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오르거나 내린다. 시장금리가 수신금리에 영향을 주고, 또다시 대출금리를 움직이는 구조다.
지난해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한때 연 5%를 넘겼던 은행권 예금금리는 최근 3%대까지 떨어졌다. 산정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하락 추세를 보여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AAA) 1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 5.107%에서 지난 14일 3.653%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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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내부에서는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외부의 시각은 좀 다르다는 걸 느꼈고 은행권이 놓친 부분도 있었다”며 “현장에서 소비자 보호를 기본으로 가져가는 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다만 오는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단 점은 변수다. 지난달 금통위원 중 절반은 기준금리 최종 수준이 3.75%(현재 3.5%)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금리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시장금리 하락세가 계속되는 데다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하락을 유도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대출금리는 전반적으로 하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