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사] 檢, 김만배 등 5명 공소장에 “유동규, 정진상 통해 보고” 적시 李측 “사실무근… 檢이 여론 호도”
김만배, 유동규, 정진상, 남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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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등 ‘대장동 일당’ 5명에 대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공소장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장동 수익을 나누겠다는 약속을 정진상 전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으로부터 보고받고 승인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20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12일 김 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 등을 재판에 넘기면서 공소장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시켰다.
검찰은 먼저 2014년 4∼6월 김 씨가 정 전 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 전 직무대리 등과 의형제를 맺을 무렵 유 전 직무대리에게 “2014년 성남시장 선거 과정에서 준 금품 외에도 자신(김 씨)의 지분 절반 정도를 제공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했다고 밝혔다. 또 공소장에 “유 전 직무대리가 이 제안을 정 전 실장을 통해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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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대장동 일당 공소장에 ‘이재명’ 146회 언급… ‘李 승인’ 18회
“李에 대장동 뇌물약속 보고”
“李, 유동규에 대장동 알아서 하라”
민간업자 수천억 수익 눈감아주고
주요결정 직접 지시-개입 판단
● 이 대표, 유동규에게 “대장동 알아서 하라”
검찰은 2013년 4월 이 대표가 유 전 직무대리에게 “1공단에 공원만 만들면 되니 대장동 개발사업은 알아서 하라”고 말했으며, 유 전 직무대리가 이를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에게 전달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광고 로드중
또 공소장에는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 과정 곳곳에서 민간사업자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주요 결정을 직접 지시하거나 승인한 정황이 포함돼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14년 9월 대장동 개발사업 중간보고회에서 “용적률과 임대주택 비율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후 대장동 부지 용적률은 180%에서 15%포인트 상향된 195%로 올라갔고 이에 따라 가구 수도 기존 5089채에서 5268채로 179채 증가했다. 또 임대주택 비중이 줄어 민간사업자들의 수익이 늘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이미 2014년부터 계획돼 있던 대장동 북측 부지 서판교터널 개통 소식을 수용보상이 끝난 2016년 11월에야 공개해 민간사업자들이 대장동 원주민들의 땅을 헐값에 매입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민간사업자의 수익을 늘리기 위한 조치로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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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성남시장 불법 선거자금 이 대표도 인지”
검찰은 또 공소장에 이 대표가 2014년 자신의 성남시장 재선 과정에서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건네받은 선거자금 및 댓글부대 운영 등 선거지원 사실을 유 전 직무대리를 통해 정 전 실장과 함께 보고받았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당시 남 변호사는 유 전 직무대리를 통해 정 전 실장에게 선거자금 5000만 원, 김 전 부원장에게 선거자금 1억 원을 각각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검찰은 이처럼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의 주요 결정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최소 2차례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0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게 여러 차례 출석을 요구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 “범죄 혐의 개수가 많은 게 검찰 탓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