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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식사를 하는 시간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이른바 ‘간헐적 단식’을 하면 건강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 발현과 기능에도 변화가 생긴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칼로리 섭취량이나 식단 유형을 바꾸지 않아도 건강상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5일 의학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솔크생물학연구소 연구팀은 최근 포유류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시간을 제한한 식사가 체내 22개 조직에서 유전자 발현에 변화를 준 것을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3일 국제학술지 ‘셀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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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생후 약 12주 정도 된 생쥐를 두 집단으로 구분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도록 지방과 탄수화물이 풍부한 고칼로리 먹이를 공급했다. 먼저 한 집단(ALF)은 언제든 먹이를 먹을 수 있게 하고 다른 집단(TRE 또는 TRF)에는 활동량이 많은 저녁에 9시간만 제한해 먹이를 공급했다.
이후 연구팀은 실험 7주 뒤 장기조직 22곳과 뇌에서 조직을 채취해 유전자 전사체에 대한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ALF 집단에 있던 생쥐는 체중증가, 비만, 대사기능장애를 보였지만 TRF 집단 생쥐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2시간 간격으로 시간 차를 두고 부검을 한 결과 TRF 집단에서 분석한 2만1791개 유전체 중 약 70%(1만5253개)가 시간제한 식사에 반응했다.
특히 부신, 시상하부, 췌장에 있는 유전자 약 40%가 시간제한 식사에 반응했다. 모두 호르몬 조절에 중요한 기관이다. 호르몬은 신체나 뇌 기능을 조절하기도 하며 호르몬 불균형은 당뇨, 스트레스 장애 등 많은 질병과도 관련있다. 칼로리 섭취량이나 식단 유형을 크게 바꾸지 않아도 이점이 관찰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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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모든 세포는 하루 주기에 영향을 받는다”면서도 “음식 공급시간을 조절하면 장이나 간이나 뇌에 있는 유전자 수천개에서도 발현을 바꿀 수 있었다. 시간제한 식사가 이런 질병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집단 모두 시간에 따라 유전자 발현이 영향을 받았지만 급식에 시간제한을 둔 집단에서 이런 경향이 훨씬 더 컸다는 이유이다. 또 급식을 제한하는 시간뿐 아니라 낮과 밤이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뇨 개선·코로나 합병증 감소 효과도…무리한 단식은 위험
최근 중국에서도 간헐적 단식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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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에 참가한 제2형 당뇨 환자들이 주 5일 동안 840㎉만 섭취하고 저녁 7시 이후 금식하는 식이요법을 약 3개월간 유지한 결과 당화혈색소A1c(HbA1c) 수치가 6.5% 미만으로 안정된 것이다.
참가자 중 47%에서 당뇨가 개선됐으며 12개월 차에는 참가자 중 44.4%에서 HbA1c 수치가 6.33%를 보여 당뇨 개선 효과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간헐적 단식을 하면 코로나19 합병증을 덜 겪는다는 연구도 있다. 지난 2021년 7월 미국 인터마운틴 헬스케어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중 정기적으로 단식을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합병증 발생 비율이 약 18%p(포인트) 적었다.
간헐적 단식이 염증반응을 줄이는 데 더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12~14시간 단식을 하면 몸에서 포도당을 사용하는 대신 리놀레산 등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리놀레산이 들어가는 주머니가 있어 바이러스가 다른 세포와 결합하지 않게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간헐적 단식에는 부정적인 면도 있다. 공복 시 저혈당 상태가 될 수 있는데 이는 당뇨 환자에 위험하다는 것이다. 식사를 제한하는 방법을 장기간 유지하기 어려워 자칫 요요 현상이라도 발생한다면 당뇨에 더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인터마운틴 헬스케어 연구팀 또한 “고령자, 임신부, 당뇨, 심장 또는 신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다면 단식에 앞서 의사와 먼저 상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 또한 “공복 상태에서 운동하다간 혈당이 급감해 위험할 수 있다. 당뇨환자라면 단식을 시작하기 전 담당 의사와 상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