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사판공실 주임’ 직함으로 글 게재 새 외교부장엔 ‘전랑외교’ 친강 임명
왕이(王毅·70) 전 중국 외교부장이 ‘중국의 외교사령탑’으로 꼽히는 중앙외사공작위원회(외사) 판공실 주임에 올랐다고 신랑왕 등 중국 매체가 1일 보도했다. 중국은 행정부 역할을 하는 국무원 산하에 외교부가 있지만 공산당이 행정 군사 입법 등 모든 분야를 영도한다는 원칙에 따라 중앙외사공작위원회가 외교부의 상급 기관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12월 30일 임명된 친강(秦剛·57) 외교부장 또한 외사 판공실 주임의 지시에 따르는 구조다. 이로써 중국 외교는 ‘왕이 외사공작위 판공실 주임-친강 외교부장’ 체제로 움직이게 됐다.
왕 주임은 1일 중국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 2023년 제1기 신년호, 외교부 홈페이지에 중앙외사공작위 판공실 주임이라는 직함으로 글을 게재했다. 아직 당국의 공식 발표가 없지만 그가 양제츠(楊潔지) 전 외사공작위 판공실 주임의 뒤를 이은 새 주임이 된 것이다.
그는 추스 기고문에서 “2023년은 20차 당대회의 정신을 전면적으로 관철하고 실시하는 첫 해”라며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을 중심으로 긴밀히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 이익과 민족의 존엄을 결연히 수호해야 한다며 미국과의 현 대결 구도를 고수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친 신임 부장은 중국 특유의 공격적 외교를 뜻하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의 대표 인물이다. 2021년 8월 전직 미국 고위 관료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의견 차이를 해결할 수 없다면 제발 입을 닥치라”고 했다. 지난해 1월 미 언론 인터뷰에서도 “대만이 독립의 길을 간다면 미중이 군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을 향한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