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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중 과실’ 서울변회가 지원… 청년 변호사 부담 덜어줘

입력 | 2022-12-12 03:00:00

[LAWFIRM]
변회가 보험료 지원하는 변호사전문인배상책임보험
보험사 경쟁 입찰로 진행… 비용 낮추고 보상은 늘려
2주 만에 1만2000명 신청




임기 2년을 다 채워가는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그간의 성과 중 하나로 ‘변호사전문인배상책임보험’을 꼽았다. 이 보험은 변호사가 고객 및 제3자에게 부담하는 법률상 손해배상 책임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 변호사 업무처리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실수나 착오 등이 발생하면 보험사가 피해 보상을 해준다. 변호사 생활을 막 시작한 젊은 변호사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이 보험 도입을 핵심 과제로 삼은 김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보험사들과 열띤 협상을 벌였다.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삼성화재해상보험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구성됐고, 지난해 11월 소속 회원들이 무료로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이 탄생했다.

회원들이 보험 가입을 신청하면 서울변회가 보험료를 지원하고, 사고가 발생하면 회원들이 보험금을 받는 방식이다. 보험사고 한 건당 보상한도는 1억 원이며, 보상 한도를 늘릴 경우 추가되는 보험료만 개별적으로 부담하면 된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수십 차례의 대면 회의와 협상 끝에 일반적인 전문책임보험보다 합리적인 보험료를 책정할 수 있었다”며 “2021년 12월 1일부터 2022년 12월 1일까지 계약 기간인 보험에 1만 명이 넘는 변호사들이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몇몇 대형 로펌들도 서울변회의 보험료 지원에 동참했다. 지난 1년간의 보험료 지원 중 30%가량이 대형 로펌 출연금으로 채워졌다. 대형 로펌이 청년 변호사 시장을 지원한 상생 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 회장은 올 12월 1일부터 내년 12월 1일까지의 보험을 설계하며 더 낮은 금액으로 단체보험 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보험사들의 컨소시엄 형태였던 지난해와 달리 경쟁 입찰 방식으로 선의의 경쟁을 유도한 덕분이다. 협회 입장에서는 좀 더 낮은 비용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든 셈이다.

김 회장은 올해 말부터 다른 지방변호사회도 보험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서울변회가 보험사와 약속한 동일한 조건으로 다른 지방변호사회도 계약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단체보험 특성상 모집 인원이 일정 기준을 넘어야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데, 다른 지방변호사회는 높은 보험료 때문에 적극적인 추진이 어려웠다고 한다.

이번 보험 가입엔 강원지방변호사회, 경기북부지방변호사회,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경남지방변호사회, 울산지방변호사회 등 5곳이 참여해 1700명 이상의 변호사들이 가입을 신청했다. 서울변회의 경우 가입 신청을 안내한 지 2주 만에 1만2000명이 넘는 변호사들이 몰렸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예기치 못한 실수와 과실에 따른 책임에 무방비로 노출된 회원들에게 안정적인 업무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보험으로 혜택을 보는 젊은 변호사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