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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기업 작년 국내 매출 3조4000억… 수출은 6287억원

입력 | 2022-12-06 14:26:00

2021년 국내 백신산업 실태조사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국산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뉴시스



지난해 국내 백신산업 기업 159곳이 올린 전체 매출액이 4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국내 백신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가 국내 백신 관련 기업에 대한 전수 실태조사를 벌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에 따르면 백신산업 국내 매출액은 3조4178억 원이었다. 이 중 79%(2조6865억 원)는 완제품 판매를 통한 매출이었다. 백신 관련 서비스, 백신 원부자재 판매, 백신 장비 판매가 뒤를 이었다. 여기에 해외 수출을 통한 매출액은 6287억 원까지 합치면 지난해 국내 백신산업 총 매출은 4조465억 원에 이른다.

159개 백신산업 기업이 지난해 백신 부문에 투자한 연구개발(R&D) 비용은 총 3314억 원이었다. 이들 기업은 다른 분야에 대한 R&D까지 합치면 총 2조2049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 중 백신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5% 수준인 것이다. 정부는 “현재 백신·바이오 기업들이 13조 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만큼 앞으로 투자 규모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백신산업에 뛰어든 기업 159곳을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이 3.1%, 중견기업 26.4%, 중소기업 70.4%로 나타났다. 전체 제조업에서 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0.4%에 불과한 만큼, 백신산업에서는 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두드러지게 높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에서 백신 관련 부서에 종사하는 인력은 총 1만758명이었다.

정부는 이번 실태조사에서 백신산업 기업들이 어떤 고충을 호소하는지 설문도 함께 진행했다. 기업들은 연구개발 및 사업화 과정에서는 ‘자금 부족’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전문인력 수급이 어렵다거나 시장 동향 관련 정보를 접하기 어렵다는 호소도 있었다. 규제와 관련해서는 3곳 중 2곳(62.3%)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허가를 받기가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백신 주권’의 중요성을 깨달은 정부는 우리나라를 ‘글로벌 백신 허브’로 발돋움시키겠다는 목표를 내건 바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산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출시하기도 했지만 판매 및 접종 실적은 부진한 상황이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5일 브리핑에서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다음 팬데믹에서도 백신을 ‘구걸’하고 다니게 될 것”이라며 “전문가와 소관 부처를 중심으로 백신 개발 거버넌스를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