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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진 미국 대통령, 이렇게 말한다[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

입력 | 2022-11-05 12:00:00

“내 기분 ‘꽝’이야” “폭망했어”
‘아름다운 패배란 없다’
겁나게 솔직한 미국 대통령들의 패배의 변




 미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십니까. 영어를 잘 하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으로 모이십시오. 여러분의 관심사인 시사 뉴스와 영어 공부를 다양한 코너를 통해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해주시면 기사보다 한 주 빠른 월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뉴스레터 신청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83995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이 중간선거에서 메릴랜드 주지사에 출마한 웨스 무어 민주당 후보(왼쪽)를 위한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다. 백악관 홈페이지

“The White House takes a beating.”
(백악관, 두들겨 맞다)
 
11월 8일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면 이런 제목의 언론 보도를 많이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White House’ 대신에 ‘president’(대통령)를 쓰기도 할 것입니다. ‘beating’은 ‘구타’라는 뜻입니다. ‘take’라는 동사와 함께 써서 ‘얻어맞다’라는 뜻입니다. 선거나 경기에서 졌을 때 씁니다.
 
결과를 속단하기는 힘들지만 이번 중간선거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게 불리합니다. 하원은 공화당 주도로 넘어갈 것이 확실시 됩니다. 실질적으로 민주당이 우세한 상원(양당이 50석씩 동률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 역할)도 공화당이 가져갈 것으로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하원의원 435명 전원, 상원 35명, 주지사 36명, 기타 지방정부 관리들이 선출됩니다.
 
경기침체 공포, 도널드 트럼프 지지 세력의 존재감 등이 바이든 정권을 불리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진다면 앞으로 여소야대의 정국을 헤쳐 나가야 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고민이겠지만 사실 별로 놀랄만한 일은 아닙니다. 중간선거, 특히 이번처럼 정권이 바뀐 후 치러지는 첫 중간선거는 대통령과 여당에게 불리하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우리나라의 지방선거도 비슷합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온도계 이론’으로 설명합니다. 유권자들에게는 정치의 적정 온도를 찾으려는 심리가 있습니다. 진보적인 대통령을 뽑았다면 의원들은 보수적으로 뽑아서 나라가 균형 있게 돌아가기를 원합니다. 국민이 자동 온도계 역할을 합니다. 이를 ‘자동 온도조절 모델’(thermostatic model)이라고 합니다. 대통령에게 패배의 쓴맛을 경험하게 했던 중간선거를 알아봤습니다.
 

2010년 중간선거 패배 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침울한 표정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질문이 쏟아졌지만 손을 저으며 연단을 내려갔다. 백악관 홈페이지

“I‘m not recommending for every future president that they take a shellacking like I did last night,”
(모든 후임 대통령들에게 내가 어제 당한 것 같은 참패를 권하는 것은 아니다)
 
2008년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자존심은 2년 만에 중간선거에서 처참히 구겨졌습니다. 2010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하원에서 63석을 잃었습니다. 하원에서 50석 이상 잃으면 ‘대패’로 간주됩니다. 상원에서는 51석으로 간신히 다수당의 위치를 지켰지만 6석을 잃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패인에 대해 정책의 우선순위를 잘못 잡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2008년 미국을 뒤흔든 금융위기 속에서 국민들은 10%까지 치솟은 실업률을 낮추고 경제를 활성화시킬 대책을 원했지만 오바마 행정부가 역점을 둔 사업은 의료보험 개혁이었습니다. 의료보장 확대는 중요하기는 하지만 국민들에게 당장 급선무는 아니었습니다.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의료보험 개혁 법안을 놓고 정치권이 갈라져 싸우자 유권자들의 실망감은 당초에 의료보험 문제를 들고 나온 오바마 대통령에게 모아졌습니다. 정치공방 격화는 강경보수 유권자 단체이자 트럼프 지지 세력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티파티’의 출현으로 이어졌습니다.
 
상원의원 당선, 대통령 당선 등 선거에서 이길 줄만 알았던 오바마 대통령에게 중간선거 패배는 충격이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권력의 ‘bubble’(거품)을 인정했습니다. 백악관이 측근들에게 둘러싸인 거품 같은 곳이어서 민심과 동떨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We lose track of the ways that we connected with folks that got us here in the first place.” “그런 곳에 있다 보면 당초 나를 당선시켜준 국민들과의 연결선이 끊어지게 된다”고 반성했습니다.
 
이 연설에서 ‘shellacking’(쉘래킹)이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참패’ ‘대패’를 의미합니다. 정치인들은 선거에서 져도 “유권자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등 돌려서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오바마 대통령의 직설적인 화법은 화제가 됐습니다. ‘shellack’의 ‘lac’은 ‘라크칠을 하다’에서 유래한 것으로 ‘take a shellakcing’은 ‘참패를 당하다’는 뜻입니다.
 

미국 선거 때 등장하는 양당 로고에는 상징 동물들이 있다. 공화당은 코끼리, 민주당은 당나귀를 형상화했다. 위키피디아

“The GOP elephant emerged from the doghouse.”
(공화당이 개집에서 나왔다)
 
민주당 공화당의 로고에는 상징 동물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공화당은 코끼리, 민주당은 당나귀입니다. 민주당의 당나귀는 1828년 앤드류 잭슨 민주당 대선 후보가 “jackass”(잭애스)라는 조롱을 받은 데서 유래했습니다. 말이나 당나귀의 엉덩이를 가리키며 ‘멍청이’를 의미합니다. 잭슨 후보는 ‘jackass’를 ‘우직하고 소신 있다’는 좋은 의미로 해석해 유세에서 즐겨 사용했습니다. 이후 당나귀는 민주당의 상징 동물이 됐습니다. 코끼리는 1874년 공화당의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 때 등장했습니다. 정치풍자 만화에서 무리하게 3선 도전에 나선 그랜트 대통령을 반대하는 유권자 세력을 거대한 코끼리에 비유한 데서 유래했습니다.
 
1932년 당선된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인기가 워낙 높아서 공화당은 초라한 신세였습니다. 그랬던 공화당이 1938년 중간선거에서 대승을 거두자 뉴욕타임스의 “GOP 코끼리가 개집에서 나오게 됐다”는 헤드라인을 실었습니다. ‘republican’(공화당) 대신에 많이 쓰는 ‘GOP’는 ‘Grand Old Party’(위대한 오래된 정당)의 약자입니다.
 
개는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동물이지만 개집은 별로 좋은 의미가 아닙니다. 잘못을 해서 궁지에 처해 있는 상황을 ‘in the doghouse’(개집에 있다)고 합니다. 덩치도 맞지 않는 개집에 웅크리고 있던 공화당 코끼리가 드디어 운신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1938년 중간선거는 미국 정치사에서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71석, 상원에서 6석을 잃었습니다. 이 정도의 의석 손실은 ‘루즈벨트 신화’가 꺾였다는 의미입니다. 1938년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루즈벨트 대통령은 내치보다 외교에 주력하게 됩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의 패배는 독선 때문입니다. 정부 주도의 뉴딜 해법을 과신한 나머지 효과를 내지 않을 때도 밀고 나갔습니다. 뉴딜 정책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은 민주당 소속이더라도 적대적으로 대하고 낙선 운동을 펼칠 정도였습니다. 정책에 대한 아집과 가시화되는 3선 도전 시도는 미국인들이 두려워하는 ‘독재 코드’를 건드렸습니다.
 

2006년 중간선거 패배 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웃는 여유를 보이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그가 패배의 충격을 표현한 ‘썸핑’(thumping)이라는 단어가 화제가 됐다. 미 의회방송 C-SPAN 캡처

“It was a thumpin’.”(폭망이야)
 
영어에는 의성어에서 유래한 단어들이 많습니다. ‘thump’도 그중 하나입니다. 무거운 것이 바닥에 부딪히면서 나는 둔탁한 소리를 한국인들은 ‘쿵’ ‘쾅’ 등으로 표현하지만 미국인들은 ‘썸’이라고 합니다. ‘thump’는 여러 가지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머리가 심하게 아플 때 ‘thumping headache’(썸핑 헤대이크)라고 합니다. 쾅 하는 충격을 받은 것처럼 아프다는 뜻입니다.
 
2006년 중간선거 후 기자회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패배의 충격을 “thumping”이라는 단어로 표현했습니다. ‘폭망’ 정도로 해석됩니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31석을 얻어 2002년 중간선거에서 잃었던 다수당의 지위를 탈환했습니다. 이때 낸시 펠로시 민주당 의원이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하원의장이 됐습니다. 상원에서도 민주당은 5석을 얻어 공화당과 49석씩 동률이 됐습니다.
 
2006년의 패배에 대해 “부시 대통령이 2002년의 승리 후 자만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중간선거에서 백악관은 패한다’는 속설을 깨고 2002년 중간선거에서 부시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공화당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역사적으로 이 때가 유일합니다. 9·11 테러 후 부시 행정부가 전개한 대테러 전쟁에 대한 초기 여론이 압도적으로 찬성 쪽으로 기울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06년 중간선거 때는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테러 용의자에 대한 불법 고문 스캔들이 터지면서 대테러 전쟁은 빛이 바랬고, 국민들은 계속 이어지는 전쟁에 염증을 느꼈습니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부실 대응으로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미 추락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쓰라린 심정을 고백한 ‘thumping’은 2006년 중간선거가 낳은 최대 유행어가 됐습니다.
명언의 품격
 

최근 어바인 캘리포니아 대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 나온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하원의원 홈페이지

2018년 중간선거는 여성이 기록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선거였습니다. ‘미투 운동,’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 등이 많은 여성 정치인들을 탄생시켰습니다.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당시 만 29세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민주당 하원의원입니다. 뉴욕 선거구의 민주당 경선에서 10선 경력의 조 크롤리 의원을 꺾고 본선에서 공화당 후보를 크게 이겨 역대 최연소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됐습니다.
 
후원금이 생명줄과도 같은 정치세계에서 코르테즈 의원은 대기업의 후원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30만 달러를 모금하는데 그쳤지만 그보다 10배가 넘는 340만 달러를 모급한 크롤리 의원을 제쳤습니다. 민주당 지도부에 손을 벌려 지지를 요청하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주요 지지층인 히스패닉계, 노동자계급, 밀레니얼 세대 등을 대상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한 풀뿌리 선거운동을 전개했습니다. 초선의 하원의원답지 않게 의정활동도 두드러져서 그가 추진하는 녹색 일자리 창출 운동 ‘그린 뉴딜’은 화제를 몰고 다닙니다.
 
“Say out loud what everyone is thinking quietly. Be brave. Shake the table. And most importantly, stick up for yourself.”
(사람들이 생각만 하는 것을 크게 말하라. 용기를 내라. 판을 흔들어라.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네 자신의 편을 들어라)
 
코르테즈 의원이 연설 때마다 자주 인용하는 구절입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challenge the status quo’(현재의 상황에 도전하라)입니다.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바꾼다는 뜻입니다. 물론 ‘반짝 인기’라는 비판도 있지만 마 정치권에 오랜만에 등장한 잚은 리더라고 할 수 있습니다. ‘stick up for yourself’는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삶의 교훈입니다. ‘stick’은 ‘붙어있다’는 뜻으로 ‘stick up for yourself’는 ‘자신을 지지하다’는 뜻입니다. ‘자신이 믿는 바를 밀고 나가라’는 의미입니다.
실전 보케 360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차남 헌터 바이든과 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걸어 나오는 모습. 백악관 홈페이지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쉬운 단어를 활용해 영어를 익히는 코너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는 불법 총기 구매 때문에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2018년 총기를 구매했습니다. 문제는 당시 그가 마약 사용 상태였다는 것. 불법약물 사용자나 중독자가 총기를 구매하는 것은 미 연방법에 금지돼 있습니다. 사법당국은 헌터 바이든이 총기 구매 때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거짓 신고를 했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간선거 이후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He’s on the straight and narrow.”(그는 정도를 걷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들을 변호하느라 바쁩니다. 그는 최근 CNN 인터뷰에서 “아들이 총기 구매 신고를 했을 때 이미 약물을 끊은 상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들이 최근 몇 년 동안 올바르게 살아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on the straight and narrow”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곧고(straight) 좁은(narrow) 길 위에 있다’라는 것은 ‘정도(正道)를 걷다’ ‘바른 생활을 하다’는 의미입니다. 성경에서 유래한 구절입니다. 곧고 좁은 길을 가는 것은 힘들지만 그래도 이런 길을 통과해야만 의미 있는 삶에 이른다는 의미입니다. 참회의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표현입니다. “his mother kept him on the straight and narrow”라고 하면 “그의 어머니는 그가 올바르게 살도록 옆에서 지켜줬다”는 뜻입니다.
이런 저런 리와인드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장기 연재된 ‘정미경 기자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2018년 8월 19일 소개된 미국의 선거 풍경에 대한 내용입니다. 흔히 ‘campaign rally’(캠페인 랠리)라고 부르는 미국의 선거 유세에 가보면 한국과 상당히 다릅니다. 한국의 요란한 유세에 비하면 좀 산만합니다. 2020년 미국 대선 때 후보들이 어떤 유세를 펼쳤는지 들여다봤습니다.
 

2020년 미 대선에 출마한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후보의 유세장 모습. 워런 후보는 활기찬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유세 때 뛰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선거 캠페인 홈페이지

▶2019년 8월 19일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819/97011323/1

한국인들에게 선거 하면 친숙한 풍경이 있습니다. 후보들은 너도나도 시장으로 달려가 상인들과 악수를 하고 국밥도 먹습니다. 그런가 하면 확성기를 크게 틀어놓고 어설픈 율동을 선보이는 후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는 후보들을 보니 시장에 가는 이도 없고, 율동을 선보이는 이도 없습니다. 미국의 선거유세는 이런 겁니까.
 
“No one is having more fun on the trail than Andrew Yang.
(앤드루 양만큼 선거 유세를 즐기는 후보는 없다)
 
사실 율동을 선보인 후보가 한 명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기업가 출신인 앤드루 양 민주당 후보는 여성 표를 잡겠다고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 중 ‘재저사이즈’(에어로빅) 수업에 참가했습니다. 양 후보는 아줌마들 사이에서 유명 힙합 댄스곡 ‘큐피드 셔플’에 맞춰 열심히 춤을 췄습니다. 그의 캠페인 매니저는 양 후보가 선거 유세를 ‘일’이 아니라 ‘놀이’처럼 즐긴다는 자랑했습니다. ‘trail’(트레일)은 ‘campaign trail’(유세 여정)을 줄여서 부르는 말입니다.
 
“Me running for the bathroom when the movie is over.”
(영화가 끝났을 때 화장실로 달려가는 내 모습 같다)
 
사회자가 무대에서 후보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유세는 시작됩니다. 그러면 후보는 청중들 사이를 가르고 뛰어옵니다, 사실 뛰는 흉내만 내는 것이지 손도 흔들고 눈도 맞추고 사진도 찍으며 걸어 나오는 후보가 대부분입니다. 지지자와의 인간적인 ‘접촉’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후보는 다릅니다. 최근 뉴햄프셔 유세에서 마치 100m달리기 주자처럼 쌩하고 달려 나와 연단 위에 올라갔습니다. 나이는 70세지만 젊은 활력을 과시하고 싶었던 것이죠.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워런 후보의 뛰는 동영상에 이런 댓글이 달렸습니다. “꼭 영화가 끝나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가는 내 모습 같다.” 활기찬 것도 좋지만 여유가 없어 보인다는 뜻입니다.
 
“He divan’t bite.”
(그는 수락하지 않았다)
 
유명인 들은 선거 때가 되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밝힙니다. 유명 패션 디자이너 땀 포드는 피트 부티지지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게다가 부티지지 후보가 촌스러운 패션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스타일리스트가 돼주겠다고 제안도 했습니다. 부티지지 후보는 “지지는 고맙지만 스타일리스트 제안은 거절하겠다”고 했습니다. 톰 포드는 보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물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bite’는 ‘제안을 수락하다’는 뜻입니다. 마음에 드는 것을 꽉 물다(bite)는 뜻에서 유래했습니다. 저소득층과 소수계층이 주요 지지그룹인 부티지지 후보가 톰 포드를 스타일리스트로 둔다면 표를 얻는 것이 아니라 잃는 것이 되겠죠.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