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OTT 9편 초청 이준익 ‘욘더’ 미이케 ‘커넥트’ 등 유명 감독들 작품 잇달아 상영 관객들 몰려 티켓 일찌감치 매진… “스마트폰 대신 스크린 감상 기대”
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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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낮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주변 소향씨어터.
영화제 상영관은 어디나 많은 관객이 몰렸지만 이곳은 유독 북적거렸다. 이날 천만 영화 ‘왕의 남자’(2005년)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 데뷔작 ‘욘더’(티빙)가 상영됐기 때문. 2032년이 배경인 공상과학(SF) 로맨스물 ‘욘더’는 안락사가 합법화된 뒤 사람이 숨지기 전 뇌에서 기억을 빼내 이를 바탕으로 가상현실 속 가상인간으로 부활시키는 이야기다.
상영 뒤엔 이 감독과 주연배우 한지민 신하균이 참석한 관객과의 대화도 예정돼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된 상황. 서울에서 왔다는 대학생 김진형 씨(19)는 “이 감독 팬인데 그가 만든 OTT 시리즈가 궁금했다”며 “스마트폰으로 보던 OTT 콘텐츠를 대형 스크린에서 보면 어떨지 체험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 감독 역시 “OTT 시리즈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올 줄 몰랐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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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영화계에서는 OTT 콘텐츠에 다소 부정적인 시선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서 영화와 OTT 시리즈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썸바디
미이케 감독은 “OTT 콘텐츠가 영화제에 초청받아 너무 놀랐고 기뻤다”고 했다. 정 감독도 “부산 극장에서 보여드릴 수 있어 영광”이라며 “영화와 달리 각 캐릭터와 그 관계들을 원 없이 그릴 수 있어서 재밌었다”고 말했다.
커넥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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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가 내년엔 더 많은 OTT 시리즈를 받아들일 거란 관측도 나온다. 유명 영화감독들이 OTT 시리즈에 진출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데다 세계적으로 흥행한 ‘오징어게임’이 미국 에미상을 휩쓸며 작품성까지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OTT 작품들의 치열한 홍보 경쟁이 영화제 분위기를 띄우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영화제에 초청되는 OTT 초청작 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부산=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