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경상수지가 30억5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무역, 금융, 서비스 등으로 다른 나라와 거래해 벌어들인 돈을 뜻하는 경상수지가 마이너스라는 건 경제 전체의 수익성이 나빠졌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9월에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서고,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가 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경제 체질이 급속히 약해지는 데 대한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8월 경상수지는 코로나19 위기가 한창이던 작년 8월보다 104억9000만 달러나 줄었다. 23개월 연속 흑자였던 경상수지는 올해 4월 8000만 달러 적자를 냈고, 3개월간 흑자를 낸 뒤 다시 큰 폭의 적자로 돌아섰다. 예전에도 외국인이 배당을 받아가는 4월에는 적자인 적이 있었지만 4월이 아닌 달에 적자가 발생한 건 10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유가, 수입 원자재 값이 올라 어쩌다 한 번 벌어진 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경상수지는 재정수지와 함께 한 나라의 경제 체력을 보여주는 양대 척도다. 국가 신용등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두 수지의 동시 적자를 ‘쌍둥이 적자’라고 부르며 극도로 경계하는 이유다. 지금 한국은 나랏빚까지 급증하고 있다. 올해 정부 재정은 110조8000억 원 적자로, 연말이면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수준까지 늘어난다.
상황이 이런데도 ‘에너지 절약’은 전기요금 올릴 때만 반짝 강조될 뿐이다. 여행수지가 나빠지는데도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나 아이디어는 보이지 않는다. 정부와 한은은 “괜찮다”고만 할 게 아니라 사태의 위중함을 국민에게 솔직히 전달해 경제적 난국 돌파에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