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 뒷골목에는 길고양이들의 쉼터 서길동이 있다. 8월 1일 문 연 서길동은 길에서 구조됐지만 주인을 찾지 못해 안락사 위기에 처한 길고양이를 임시 보호하고 입양까지 연계하는 시설이다.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이곳은 고양이와 동물권 중심으로 큐레이션된 도서를 소장한 북 카페이기도 하다. 고양이도 보고 동물에 대한 견문도 넓힐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길고양이 쉼터 서길동에서는 각종 동물 관련 도서를 구비하고 고양이 스티커 등 굿즈도 판매한다. 홍태식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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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영 서대문구 길고양이동행본부 대표(왼쪽)와 김채영 서대문구 길동물센터장. 홍태식 프리랜서
서길동은 고양이 화장실·급식소 설치 외에도 2017년부터 15개 노선 마을버스 10대에 길고양이 인식 개선을 위한 광고도 싣고 있다. 고양이 중성화(TNR)도 서길동의 주요 활동이다. TNR은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을 위해 길고양이를 포획(Trap)해 중성화(Neuter)하고 방사(Return)하는 것을 의미한다.
서길동은 고양이 입양을 주선하는 데 보호자가 고양이를 책임질 수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보호자가 입양 의사를 표하면 입양담당팀은 면담과 가정 방문을 통해 고양이 거주 환경을 살핀다. 이후 보호자는 입양확인서를 작성한 뒤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간다. 서동행은 3개월간 매주 한 번씩 보호자로부터 고양이 근황 글을 게재하도록 하는 등 입양 후 모니터링까지 전담한다. 서길동은 길동물센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추후 고양이 외에 다른 길동물도 보호하는 시설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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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동 추천,
길고양이와 행복 공생법 3가지
길고양이와 행복 공생법 3가지
01 고양이 밥을 줘야 하는 이유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면 개체수가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민들이 있다. 이는 오해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면 영역 동물인 고양이 특성상 배급소 주변 고양이 개체수 파악이 용이하다. 이는 개체 조절을 위한 TNR 수요를 예측하는 척도가 된다. 또 굶주린 고양이가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쓰레기봉투를 뜯는 것을 방지한다.
02 화장실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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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함부로 ‘냥줍’ 하면 안 되는 이유
길고양이를 집에 주워 온다는 뜻의 ‘냥줍’은 일종의 유행어가 됐다. 조은영 서동행 대표는 냥줍이라는 말에 경계심을 표한다. 길에서 새끼 고양이가 운다고 집에 데려갔다가는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사람 냄새가 묻어 새끼 고양이를 어미 품으로 다시 돌려보내지 못하는 경우도 벌어질 수 있다. 조 대표는 “길에서 우는 새끼 고양이가 보여도 어미 고양이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가능성이 크니 집으로 데려오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홍석 기자 lumie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