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18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6.18/뉴스1 ⓒ News1
업계에선 100조원에 달하는 현금 실탄을 바탕으로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체 인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1위 자리를 장기간 굳건히 지키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와는 달리 취약점인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이 삼성의 가장 큰 현안이기 때문이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 ARM의 컨소시엄 형태 인수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네덜란드 NXP,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등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도 주요 인수 대상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경쟁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적극적인 M&A를 통해 시장 재편을 가속하는 동안 삼성은 이렇다 할 움직임 없이 침묵을 지켰다. 그 사이 업계 1위인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 차이는 3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대규모 M&A를 가름 짓는 건 결국 총수의 결단”이라며 “반도체 분야에선 경쟁사들의 공세가 강력한 만큼, 네트워크 활용 등 이 부회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2.7.28/뉴스1 ⓒ News1
전장 분야에선 지난 2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아포스테라’를 인수하며 M&A를 통한 사업 확대 신호탄을 쏜 바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재용 부회장이 여러 가지 사법 리스크에 연루되다 보니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이 보여줬던 혁신이나 경영 노하우를 보여주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M&A를 통해 외부 자원을 끌어들이고 그것을 또 내재화하는 식으로 이 부회장만의 경영 철학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