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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질 어려울 만큼 손이 ‘덜덜’… 수전증 치료법은?[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입력 | 2022-07-27 03:00:00

손 떨림



홍은심 기자


손 떨림은 40세 이상 인구의 약 4%에서 나타나는 흔한 운동장애다. 나이가 들면서 발병률이 높아지는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소뇌-뇌간-시상-대뇌피질로 연결되는 운동기능 관련 신경회로가 비정상적으로 항진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킨슨병이나 근긴장 이상 등의 운동장애에서 주 증상 외에 손 떨림이 동반될 수 있다. 원인을 알기 어려운 떨림을 ‘본태성 진전’이라고 부른다. 본태성 진전은 보통 안정된 상태에서는 떨림이 없지만 자세나 동작을 취할 때 떨림이 생긴다. 글씨 쓰기, 젓가락질 등 일상적 행위 중 발생할 수 있고 긴장하면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본태성 진전으로 인한 손 떨림은 우선 약물 치료를 해볼 수 있다. 환자 중 3분의 2는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이 개선된다. 환자마다 적합한 약물의 종류와 용량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 진료를 통해 개개인에게 가장 효과적인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 치료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수술 치료가 고려된다. 수술은 떨림과 관련된 신경회로에 있는 시상 ‘중간 배쪽핵’을 표적으로 하며 일반적으로 고주파 응고술, 심부 뇌 자극술, 방사선 수술, 초음파 수술 등 4가지 방법이 있다. 모든 수술은 국소마취로 실시된다.

심부 뇌 자극술은 전기 자극으로 병소의 신경 기능을 억제하는 방법이다. 고주파 응고술과 방사선 수술, 초음파 수술은 각각 고주파 전기·방사선·초음파 에너지를 표적에 집적시켜 병소를 파괴한다. 환자 상태와 수술의 장단점에 따라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고주파 응고술은 두개골 천공 후 전극을 삽입해 표적을 열 응고시키는 방법이다. 효과적이지만 표적의 온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고 병소가 비교적 크게 형성돼 합병증 발생률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심부 뇌 자극술은 두개골 천공 후 전극을 삽입해 고주파 전기 자극으로 표적을 기능적으로 억제하는 수술법이다. 수술 후에도 전기 자극 모드를 조절해 질병 진행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기계를 심는 것이기 때문에 하드웨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전류 발생 장치를 수년마다 교체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방사선 수술은 고용량의 방사선을 조사해 병소를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피부 절개나 천공이 필요하지 않아서 고령의 환자에게 가능하다. 하지만 증상 개선과 후유증 발생 여부를 수술 중 즉시 확인할 수 있는 다른 수술법과 달리, 방사선 수술은 치료 효과가 수개월 후에 나타난다. 따라서 수술 중 오직 영상에 의지해 간접적으로 표적을 정해야 한다. 이때 만약 표적의 위치가 정확하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감소하거나 후유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초음파 수술은 두개골을 투과하는 다중 초음파를 표적에 집중시켜 치료한다. 두께 등 두개골 상태에 따라 수술이 제한되기도 한다. 이은정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초음파 수술은 손 떨림 수술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매김한 수술법”이라며 “최근 MR 온도계를 통해 조직의 온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적정 에너지를 표적에 전달하는 것도 가능해져 활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