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TREND WATCH]
풋살 입문 6개월차 고경희 씨. 홍태식 프리랜서
이들이 즐기는 경기는 축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풋살’이라는 운동이다. 풋살은 공을 발로 차 골대 안으로 넣으면 점수를 얻는 등 축구와 여러모로 닮았다. 하지만 다른 점이 더 많다. 풋살은 축구장보다 훨씬 작은 경기장(가로 40m, 세로 20m)에서 5명의 선수가 맞붙어 겨루며, 주로 실내에서 진행된다. 선수 교체는 축구와 달리 제한이 없다. 공도 축구공보다는 잘 튀지 않는 규격 4호 풋살 전용 볼이 쓰인다. 공이 선 밖으로 나가면 킥인(발로 차서 경기를 재개)으로 진행되는 점도 다르다.
SBS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의 인기에 힘입어 풋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국에서 풋살팀이 창단되고 있으며, 풋살을 처음으로 시도하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 G마켓 자료에 따르면 5월 14일부터 6월 14일까지 한 달간 여성 축구용품 판매량이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풋살화의 경우는 판매량이 3배(293%)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커진 관심에 덩달아 풋살을 시작할까 고민하는 여성을 위해 아마추어 생활체육 풋살팀 ‘WFIA 호랭이’(호랭이)의 훈련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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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인 팀 운영
운동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 등에 힘입어 풋살을 시작하는 여성들이 늘고있다. 홍태식 프리랜서
호랭이는 2019년 창단한 생활체육 여성 풋살팀으로, 20대 회원들이 주축이다. 사령탑은 현재 FK 리그 소속 ‘고양불스풋살클럽’에서 선수로 활동하는 박영준(33) 감독이 맡고 있다. 그는 현역 풋살 선수이며 2년 6개월째 호랭이를 지휘하고 있다.
5명이 힘을 합쳐 골을 만드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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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위해 여러 여성 풋살팀에 연락하며 알게 된 사실은 호랭이를 비롯한 다수의 팀이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대부분의 팀은 선수 출신 감독이 기본기 중심으로 회원들을 지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회에 참가해 다른 팀과 친선경기를 펼친다. 박영준 감독은 이러한 운영 방식이 보편적인 이유에 대해 “아무래도 풋살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전문가의 지도가 필요해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닝 세션이 마무리되자 5:5로 팀을 나눠 미니 게임을 진행했다. 미니 게임에서 득점을 기록한 경희 씨. 그는 풋살 입문 6개월 된 신규 회원이다. 그가 풋살에서 느끼는 매력은 “5명이 힘을 합쳐 하나의 목표를 이루는 것”이라며 “함께 골을 만들어냈을 때의 성취감이 있다”고 말했다.
WFIA 호랭이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지수 씨. 홍태식 프리랜서
두 사람은 풋살을 시작하려고 마음먹었지만 처음 하는 스포츠라 망설이는 이들에게 “실력 향상을 위해 참고할 만한 콘텐츠는 유튜브에 많다. 팀원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 감독님 지도를 받는 것도 가능하고, 더 빠른 향상을 원하면 개인 강습도 받을 수 있다”며 “두려움 없이 시작해보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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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축구가 아닌 풋살을 즐기는 그녀들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박영준 감독과 선수들. 홍태식 프리랜서
일례로 ‘골때녀’에서는 규격 5호 축구공을 사용하지만 풋살에서는 규격 4호인 풋살 전용 공이 쓰인다. 또 풋살에서는 선수가 자기 진영의 골레이로에게 패스할 시 반칙이 선언된다. 포지션 또한 축구와 달리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를 ‘골레이로’, 수비와 볼 배급을 맡는 수비수를 ‘픽소’, 측면 공격수를 ‘아라’, 중앙 공격수를 ‘피보’라고 부른다.
“TV를 보고 많은 여성이 용기를 얻어 풋살에 입문하는 현상은 매우 긍정적이다. 하지만 TV 프로그램에서 정식 풋살 룰이 적용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엘리트 체육 발전을 위해서는 아마추어 레벨인 생활체육에서부터 제대로 된 규칙이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체육인들이 정식 규칙을 숙지하고 풋살을 즐기면 좋겠다.”
오홍석 기자 lumie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