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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청장 등 지휘부 9명 사의에 내부서도 당황…“창설 이후 처음”

입력 | 2022-06-24 15:22:00

정봉훈 해경청장이 24일 오전 해경청사에서 직원을 모아놓고 화상회의를 하면서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해경 제공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 수사와 관련해 정봉훈 해양경찰청장 등 치안감 이상 해경 간부 9명이 24일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해경 내부에서는 갑작스러운 발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정 해경청장은 전국 지휘관 화상회의를 열고 “이 시간 부로 해양경찰정장의 직을 내려놓겠다”며 “새로운 지휘부와 함께 마음을 모으고 단결해 이 위기를 극복하고 건강하고 튼튼한 조직을 만들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해경 관계자는 “이런 경우는 1953년 해경 창설 이후 처음이다. 육경(육상 경찰)쪽이나 중앙부처에서도 임원 전원 사퇴 같은 일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사건 때에도 이런 일은 없었다”며 “내부에서는 많이 놀랍고 당황스럽다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사표가 수리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태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 핵심 인물인 윤성현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도 이번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남해해경청 관내(부울경) 해경 직원들 사이에서도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윤 청장은 2020년 9월29일 서해 피살 공무원 이대준씨(당시 46세) 관련 해경 브리핑에서 “자진월북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남지역 해경 관계자는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는 것은 좋지만 사건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의를 표명하는 것은 무책임하게 보일 수 있다”며 “직원들은 명확하게 결론이 난 이후에 사의를 표명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있었다면 그런 지시를 내린 청와대가 제일 큰 문제인데 지시를 받고 임무를 수행한 공무원들이 무슨 죄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현재 휴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해해경청 관계자는 윤 청장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직접 들은 내용이 없고 화상회의를 통해 알게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남해청 내부에서는 사건의 정확한 사실 관계를 모르기 때문에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