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광 도룡벤처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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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7∼8%의 고도성장을 해온 우리 경제는 1980년대 후반을 지나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향후 5년도 저성장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교육과 지식 축적에 의한 ‘모방과 추격 전략’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모방의 시대에 성장을 이끌었던 것은 수도권과 대기업이었다. 이제는 지역과 스타트업에서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 스타트업 가운데서도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한우물만 파고드는 ‘딥테크’들이다. 대전에는 이런 딥테크를 만들어낼 우수한 대학과 연구소들이 밀집해 있다. 이러한 좋은 토양을 어떻게 활용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지역을 풍요롭게 만드느냐는 대전의 지역 역량에 달렸다.
연결과 융합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요한 또 다른 성장 전략은 지역 혁신이다. 지역 역량이 창조와 도전의 분위기를 만들고 지역 창업 생태계를 창출해 낸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수도권 중심의 일극 체제로 지방이 소멸 위기에 처한 현실에서 지역 혁신 없이는 수도권의 번영도 지속하기 어렵다는 점에 정부도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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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지역 주민이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 커뮤니티에서 지역 생태계의 구성원들이 스스로 지역 생태계를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지역의 장점과 특성을 발견해 키워 나가야 한다.
생태계 참여자들이 각자 이익을 추구하되, 그런 이익 추구 활동이 동시에 다른 생태계 참여자에게도 이익이 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필자는 이런 시스템을 ‘호혜적 이기심의 선순환 구조’라고 부르고 싶다.
대전의 지방정부들은 중앙정부의 사업과 예산을 확보해 지역에 나눠주는 역할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혁신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
말뫼와 빌바오가 겪은 ‘눈물의 혁신’을 기억해야 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스페인 빌바오와 스웨덴 말뫼는 1980, 90년대 주력 산업의 몰락으로 쇠퇴를 거듭했지만 지역 혁신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의 도시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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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지역 창업 생태계를 만들고 혁신적 창업자들을 키워내야 한다.
이런 노력은 산업을 성장시키고 ‘워라밸’이 보장되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것이다. 그러면 수도권으로 빠져나갔던 젊은 인재들이 다시 모여들고 지역은 더욱 젊어질 것이다.
김채광 도룡벤처포럼 회장